
13일 일본 오키나와아레나에서 열린 B리그 아시아 올스타-B리그 라이징 스타팀간의 경기에 출전한 장민국, 이대성, 양재민(왼쪽부터). 이 경기는 B리그 올스타전 본 경기에 하루 앞서 펼쳐졌다.
오키나와(일본)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국군체육부대(상무) 시절 선임과 후임으로 한솥밥을 먹은 이대성과 장민국은 농담을 주고받으며 반가움 마음을 대신했다. 한 살 어려도 이대성이 조기에 입대했던 만큼 장민국은 꼼짝하지 못했다. 장민국은 “일본에선 혼자 생활해 한국말을 할 일이 많지 않다. 이렇게 만나 한국말을 하니 그 자체로 즐겁다”며 웃었다.
이들보다 일찍 일본에 진출해 3년째인 양재민은 한결 여유가 있었다. B.리그 라이징 스타팀에도 인사를 주고받는 선수들이 많았다. 그는 “형들보다 일본에서 지낸 시간이 길다. 여가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등 여유가 한결 생겼다. 의사소통에도 큰 어려움은 없다”고 밝혔다. 총각인 둘과 달리 유부남인 이대성은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일본생활 적응을 마쳤다.
3명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팀 내에서 외국인선수다. 특히 아시아쿼터 선수들에게는 공격 옵션이 많이 주어지지 않는다. 그렇다보니 활동반경에 제약이 있다. 팀의 조직력을 깰 수 없어 공격 욕심은 버려야 한다. B.리그 규정상 아시아쿼터 선수는 귀화선수와 출전 쿼터를 경쟁한다. B.리그는 아시아쿼터 선수 또는 귀화선수 중 1명만 코트에 설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양재민이 지난 시즌 후 강호 우쓰노미야 브렉스를 떠난 것도 귀화선수와 경쟁에서 밀려 출전시간이 줄었기 때문이었다.
양재민은 “한국에서 전화가 오면 ‘왜 코너에만 서 있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그게 팀이 나에게 요구하는 부분이다. 내가 욕심을 내고 들어가면 핵심 자원들이 활용할 공간이 줄어든다. 그렇기 때문에 내게 주어진 부분을 잘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장민국은 “아시아쿼터 선수들은 공격보다 수비에서 더 주문받는 부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대성도 B리그에선 메인 볼 핸들러가 아니다. 그 또한 조력자 역할을 받아들이고 있다.
장민국과 이대성은 “한국에서 뛸 때 외국인선수와 아시아쿼터 선수들에게 더 잘해줬어야 했다는 생각이 자주 들 정도로 타국 리그에서 버티는 게 쉽진 않다. 그래도 이것저것 배우는 부분이 많아 선수생활을 계속하고 향후 지도자로 변신하는 데 공부는 많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B리그에서 프로로 데뷔한 양재민은 좀 다르지만, 이대성과 장민국은 적지 않은 나이에도 안정 대신 도전과 모험을 택했다. 그들의 도전이 좀더 의미 있는 이유다. 일본에서 한국농구를 알리고 있는 이들의 역할이 절대로 작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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