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윌로우. 사진제공 | KOVO
흥국생명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윌로우 존슨(26·등록명 윌로우)은 2022~2023시즌과 이번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을 통해 V리그에 도전했다. 모두 낙방했지만, 흥국생명이 기존 외국인선수 옐레나를 떠나보내면서 비로소 기회가 주어졌다. 윌로우는 26일 국제이적동의서와 취업비자를 발급받은 뒤 “드디어 이 곳에 오게 됐다. 이제 대단한 선수들과 수준 높은 리그에서 경쟁할 수 있다”며 기뻐했다.
기대만큼이나 첫인상 또한 합격점을 받을 만했다. 윌로우는 30일 한국도로공사와 원정경기로 V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서브득점 1개를 포함해 17점(공격성공률 44.44%)을 뽑았다. 큰 키(191㎝)와 높은 타점으로 전·후위를 가리지 않았다. 이날 공격득점 16점 중 후위득점은 팀 내 가장 많은 7점에 달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선수들과 호흡을 좀더 맞추고 시스템을 이해할 시간이 필요하지만, 에너지는 확실히 좋았다”고 평가했다.
윌로우가 주포 김연경의 파트너로 자리 잡는다면 우승에 도전하는 흥국생명도 남은 시즌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올 시즌 흥국생명에선 김연경(공격점유율 30.2%)과 옐레나(32.2%)의 비중이 몹시 컸는데, 옐레나가 주춤하면서 김연경에게 부하가 쏠렸다. 최근에는 아시아쿼터 선수 레이나가 공격력을 끌어올리면서 삼각편대 구축에 대한 기대가 컸었다. 30일 도로공사전에선 이들 3명이 각기 30% 안팎의 공격점유율을 보이며 나란히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윌로우는 남은 시즌 자신이 왜 흥국생명에 적합한 선수인지 보여줘야 한다. 김연경은 윌로우에 대한 첫인상으로 “우리 팀에 필요했던 유형”이라고 반겼다. 메이저리그(MLB)의 전설적 좌완투수 랜디 존슨의 딸인 윌로우는 “V리그에 여러 번 도전한 것을 가족 모두 아니까 ‘드디어 기회가 주어졌다’며 기뻐했다. 아버지는 ‘매일 주어진 기회 안에서 네 능력의 최대치를 끌어내라’고 조언했다. 내가 흥국생명의 우승에 힘이 될 수 있다면 정말 기쁠 것”이라며 선전을 다짐했다.
김현세 스포츠동아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