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국민의힘 부산 서·동구 예비후보. (왼쪽부터) 안병길 국회의원, 임준택 전 수협중앙회 회장, 곽규택 변호사, 이영풍 전 KBS 기자.
부산지역 가장 많은 예비후보 출격… 늑장 경선에 ‘뒤숭숭’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부산지역 18개 선거구 중 유독 서·동구만 경선 라인업 발표를 미루고 있어 그 배경에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특히 지역 정가에서는 현역 안병길 의원의 ‘컷오프(공천 배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는 등 여러 가지 근거없는 추측만 난무하고 있다.
현재 부산지역 국힘 현역 중 장제원, 하태경, 황보승희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고 이주환, 전봉민 의원은 컷오프가 확정된 상태다.
그 외 현역의원은 경선 또는 단수 추천에 이름을 올렸다. 1일 현재 서병수, 김미애, 정동만, 박수영, 김도읍 의원은 단수공천을, 이헌승, 백종헌은 경선을 거쳐 공천장을 손에 쥐었다. 동래 김희곤 의원과 사하을 조경태 의원은 결선을 앞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직 경선 라인업 발표가 미뤄지고 있는 서·동구에는 안 의원 외 ▲임준택 전 수협중앙회 회장 ▲곽규택 변호사 ▲이영풍 전 KBS 기자 ▲유순희 전 부산여성신문 대표 ▲정오규 전 부산시당 생활정치혁신위원장 ▲김인규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무려 8명의 경쟁력을 갖춘 예비후보자가 당 공관위의 결과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뛰고 있다.
한편 공관위 결정이 늦어지면서 ‘현역 컷오프’ 혹은 ‘경선 탈락자 전략공천설’ 등 억측 소리가 나온다. 본선보다 치열한 경쟁구도 속에 후보들의 피로도가 극에 달했다. 공관위 측의 미심쩍은 태도와 희망고문에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곳 서·동구 예비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이미 총선 경쟁력을 갖춘 인물들이 대거 포진돼 있다.
먼저 임 전 수협중앙회 회장은 부산에서 자수성가로 크게 기업을 일궈낸 ‘수산금융인’ 출신이다. 그는 수협중앙회 회장 임기 중이던 지난 2022년 수협 잔여 공적자금 7574억원을 조기 상환하는 등 경영 성과를 기록했다.?MZ세대 수산인들 사이에 닮고 싶은 롤모델에 선정되기도 했다.
윤 대통령 임기 초에 제15대 바르게살기협의회 중앙회장을 역임했다. 정·재계에 폭넓은 인맥을 자랑한다. 지역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들은 과감하게 제거하고 신성장 동력 개발에 모든 역량을 쏟겠다며 표밭을 달구고 있다.
곽 변호사는 서·동구 공천에만 세 번째 도전이다. 법무법인 친구 대표 변호사이며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전주지방검찰청 부장검사를 지냈다. 신세계그룹의 계열사 부당 지원(2012년), 남양유업 대리점 강매 사건(2013년) 등 파헤치면서 세간에 이목을 집중시켰다.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자 의혹 사건’을 맡았고 이 건을 끝으로 검사복을 벗었다.
지난 21대 총선 때 중·영도에 공천 도전했지만 탈락하였고 ‘삭발’ 투혼 끝에 서·동구 와서 당시 안병길 후보와 경선에서 패했다. 2017년 새누리당을 탈당, 바른정당에 합류했고 다시 자유한국당에 입당했다. 이번 공천 경쟁에 임하는 자세가 뜨겁다.
이영풍 예비후보는 27년 경력의 KBS 기자 출신이다. 아프가니스탄 종군특파원을 지내며 전장의 한복판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KBS 사장에 음모해 최종 3인 후보에까지 올랐다. 김의철 전 사장 재임 시 뉴스제작의 부당·편파성에 항의해 61일간 ‘1인 시위’ 했다.
선거운동은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지역 곳곳을 누비며 얼굴 알리기에 분주하다. 낙후된 서·동구 환경 개선을 위해 ‘불도저식’ 재개발을 공약으로 내걸고 뛰고 있다. 산복도로의 고도제한 규제를 없애겠다고 공언하고 나섰다. 정치 신인의 약점을 신선함을 무기로 반전을 꾀한다.
4·10 총선 국민의힘 부산 서·동구 예비후보. (왼쪽부터) 유순희 전 부산여성신문 대표, 정오규 전 부산시당 생활정치혁신위원장, 김인규 전 대통령실 행정관.
유순희 후보는 신문사 대표이며 부산지역 여성의 인권과 사회 진출 확대를 위해 활발히 활동해 온 인물이다. 그는 ‘원도심 르네상스 시대’ 개막을 선언했다. 비탈진 산복도로 주변을 테라스형 고급 주거단지로 개발하고 역세권에는 청년·노인·신혼부부 등 주거약자들이 차 없이도 편리하게 거주하는 원가아파트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특유의 섬세함을 갖췄고 여성 가점도 기대할 수 있다.
정오규 후보는 36년 정치의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핵심 공약은 ▲낙동강 상수원 보호 종합대책 수립 ▲24시간 아동응급의료센터 건립 ▲공·폐가 정비 도시재생사업 활성화 등을 제시했다. 지역 밀착형이며 높은 인지도가 강점이다.
김인규 후보는 용산 대통령실 전 행정관 출신이다. 김현철 씨의 차남이며 각종 언론에는 ‘YS손자’로 조명받고 있다. 올해 35세로 후보 중에 가장 나이가 어리다. 북항 일대에 해양레포츠단지, 수변테마파크, 연구개발 시설 등 국제업무지구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다소 부족한 경험을 젊은 패기로 표심 공략에 나선다.
이들 외에도 성수용 부산일자리창출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이 도전장을 던졌다. 그는 “씨티그룹 스페셜리스트 등 글로벌 경제전문가로서의 삶을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주민경제 전문가로 거듭나겠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부산 | 김태현 기자 localbu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