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항 박태하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전통의 명가’다운 저력을 발휘했지만 불과 2개월 만에 모든 것이 바뀌었다. 김기동 전 감독이 FC서울로 떠난 가운데 고영준(FK 파르티잔), 제카(산둥 타이산), 그랜트(톈진 진먼후), 하창래(나고야 그램퍼스), 박승욱(김천 상무), 김승대(대전하나시티즌), 심상민(울산 HD) 등 주력 멤버들도 뿔뿔이 흩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박태하 신임 감독(56)은 2월 14일과 20일 전북 현대와 홈&어웨이로 치러진 ACL 16강전을 시작으로 한 시즌을 치러야 해 부담이 컸다.
박 감독은 취임과 동시에 부지런히 팀 컬러 개편에 착수했다. 선수단 구성이 바뀐 상황에서 전술 변화가 불가피했는데, 김 전 감독 체제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았던 3백 수비로 새 시즌을 준비했다. 박 감독은 “지난 시즌 주전 수비수 중 (박)찬용이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떠났다. 후방에 무게를 실을 수밖에 없다”고 변화의 배경을 설명했다.
‘박태하호’의 출범 후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전북과 ACL 16강전(0-2 패, 1-1 무)과 1일 울산과 ‘하나은행 K리그1 2024’ 개막전(0-1 패)에서 만만치 않은 경기력을 드러냈다. 다만 시행착오는 ‘현재진행형’이다. 강팀을 맞아서 경기를 주도하지 못했고, 아직 공격진의 호흡도 잘 맞지 않아 창끝이 무뎠다. 라인을 내리는 팀을 상대로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도 아직은 의문이다.
결국은 시행착오를 줄여야 과거의 영광을 이어갈 수 있다. 김종우, 백성동 등 공격자원들이 부상을 딛고 복귀를 앞두고 있는데, 원군이 합류한다면 공격력 문제는 다소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박 감독은 “수비에 집중하면 공격 시 수적 열세에 시달린다. 공·수 전환의 속도를 높여 어떤 상황에서나 수적 우세를 가져갈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권재민 스포츠동아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