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갈 곳이 ‘술방’뿐”…우후죽순 ‘술 콘텐츠’에 스타들도 난색

입력 2024-03-07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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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유튜브 채널 '짠한형 신동엽', '조현아의 목요일 밤', '채널 십오야' 영상 캡처

사진 | 유튜브 채널 '짠한형 신동엽', '조현아의 목요일 밤', '채널 십오야' 영상 캡처

술 약해도 마시는 분위기, 실수할까 부담돼
우후죽순 생기는 술방 콘텐츠, 이젠 지겨워
음주에 대한 미화, 청소년들 호기심 걱정돼
“요즘엔 나갈 곳이 ‘술방’(술 방송) 밖에 없어요.”

최근 유튜브 무대에서 ‘술방’ 콘텐츠가 예능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스타들과 연예계 관계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화제성 높은 콘텐츠들이 대부분 음주 소재다보니 드라마·영화·음반을 홍보하기 위해서는 ‘술’을 피할 수 없는 지경까지 놓였다.


●“예측 불가한 상황 발생해 긴장”

앞서 개그맨 신동엽의 ‘짠한형’, 가수 조현아가 진행하는 ‘조현아의 목요일 밤’, 나영석 PD의 ‘와글와글’ 등이 스타들의 회식 풍경을 담아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해당 콘텐츠들은 한 편당 100만 조회수를 훌쩍 넘고, 최대 750만 뷰까지 넘길 정도로 상당한 영향력을 자랑한다. 자연스럽게 배우 하지원, 이지아, 전종서(짠한형) 등 배우부터 NCT 텐, (여자)아이들 민니 등 아이돌 스타까지 줄지어 출연했다.

하지만 출연자의 소속사 관계자들은 마음을 졸이기 일쑤다. 음주로 인해 긴장이 풀린 출연자들이 행여나 지나치게 일상적인 언행이나 행동할까 봐서다.

한 배우 소속사 관계자는 “즉석에서 이야기 나누는 포맷인 데다 음주 소재까지 껴있어 상황 예측이 어렵다. 다른 예능 촬영보다 긴장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가수 소속사 측도 “소속 연예인이 술을 잘 못 마시는데 선배 출연자들이 모두 마시는 분위기다 보니 안 마실 수가 없었다고 했다”고 털어놨다.



방송가에서 토크쇼 등 일회성으로 출연할 예능프로그램이 사라지는 흐름도 ‘술방’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요인으로 꼽혔다. 한 방송관계자는 “요즘 홍보 채널이 많지 않아 소재를 가릴 처지가 아니다. 소재가 한정적이라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술 콘텐츠, 이젠 지겨워”

‘술방’ 콘텐츠가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면서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일부 콘텐츠들은 심지어 주류 브랜드의 유료 광고를 받아 술맛이나 캔의 디자인을 직접적으로 묘사하는 장면을 삽입해 일부 시청자들로부터 “음주를 조장하고 미화하는 행위”라는 지적을 받았다.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회사원 김민경(39) 씨는 “일부 콘텐츠에서 술 한 잔하며 친근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수준을 넘어 ‘소맥’ 비율을 강조하는 등 술 자체에 초점을 맞추는 장면들이 부쩍 늘었다”면서 “청소년들이 술에 호기심을 가지게 될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관련 분위기 속에서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미디어 음주 장면 가이드라인’ 개정안에 대해서도 시청자들의 지지가 쏟아졌다. 해당 가이드라인에는 음주의 긍정적 묘사를 지양하고, 경고 문구 등을 삽입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빅데이터 분석회사 텍스톰은 “최근 해당 가이드라인에 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긍정 반응이 73.53 %로 나타났다. 가이드라인 개정 및 배포가 적절하다는 공감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유지혜 스포츠동아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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