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KOVO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의 ‘정규리그 1위’ 의지는 분명하다. 챔피언 결정전으로 직행해야만 불편한 변수를 피할 수 있어서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2위에 올랐으나, 플레이오프(PO)에서 패해 최종 3위에 그쳤다. 당시 현대건설을 꺾고 챔피언 결정전으로 올라간 한국도로공사는 흥국생명마저 꺾고 통산 2번째 정상에 섰다. 정규리그의 높은 순위가 ‘봄배구’ 우승 트로피를 보장하지 않지만, 부담스러운 PO를 거치는 것과 그렇지 않은 상황은 천양지차다.
공교롭게도 ‘도드람 2023~2024 V리그’의 흐름도 비슷하다. 현대건설은 올 시즌 중반까지 승승장구하다 올스타 휴식기 이후 승점 관리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 사이 흥국생명이 치고 올라와 선두경쟁이 치열해졌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3위 정관장의 엄청난 기세다. 정관장은 7일 안방에서 4위 GS칼텍스를 세트스코어 3-0으로 완파하며 7연승을 질주했다. 2009년 2월 15일~3월 15일 8연승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정관장(20승14패·승점 61)은 3위를 확정했다. 4위와 격차도 크게 벌리며 준PO까지 지웠다. V리그에선 정규리그 3위와 4위의 승점차가 3 이내일 때만 단판 준PO를 치른다.
정관장 고희진 감독은 자신만만하다. “누구를 만나도 질 것 같지 않다”고 스스럼없이 밝힐 정도다. 반면 파죽지세의 정관장을 지켜보는 상대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지난 시즌 도로공사가 그랬던 것처럼 ‘3위의 반란’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대건설, 흥국생명 모두 정관장을 의식하고 있다.
많은 배구인들은 “당분간은 정관장의 기세가 꺾일 것 같지 않다. 여자부는 흐름의 지배를 받는다”며 정관장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정관장과 시즌 상대전적에서 현대건설은 3승3패, 흥국생명은 4승2패다. 특히 현대건설은 정관장과 최근 2경기를 모두 풀세트 접전 끝에 내줬다.
다행히 현대건설은 9일 IBK기업은행과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으로 이겨 25승9패, 승점 77로 1위를 지켰다. 앞서 8일 최하위(7위) 페퍼저축은행과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한 2위 흥국생명(26승8패·승점 73)이 훨씬 다급해졌다.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은 12일 맞대결을 포함해 2경기씩만을 남겨놓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