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충남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 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과 청주 KB의 챔피언결정전 4차전 경기에서 우리은행이 KB를 꺾고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후 선수들이 모자를 벗어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아산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우리은행에는 남다른 의미가 있는 우승이다. 2012~2013시즌부터 2017~20218시즌까지 통합 6연패를 달성하며 ‘왕조’를 구축한 우리은행은 이후 우승 타이틀을 추가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다. 2022~2023시즌 다시 한번 통합우승을 차지하며 5시즌 만에 챔피언트로피를 되찾았지만, 정작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53)을 비롯한 선수단은 ‘진정한 우승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강력한 우승 후보 KB스타즈가 에이스 박지수의 건강 이슈로 부진해 플레이오프 무대에 오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 시즌 뒤 우리은행은 예상대로 KB스타즈와 챔피언 결정전에서 만났다.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KB스타즈의 통합우승이 유력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챔피언 결정전에서 매 경기 치열한 접전을 펼친 끝에 우승 반지를 거머쥐었다. ‘언더독의 반란’이었기 때문인지 4차전을 마친 뒤 우리은행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더욱 감격스러워했다. 위 감독은 “더 짜릿한 승부였던 것 같다”며 기뻐했다.
선수들의 투지 또한 대단했지만, 전술과 경기를 풀어나가는 플랜에서 우리은행이 KB스타즈를 압도했다. 높이에 약점을 지니고 있는 우리은행은 활동량과 5명 모두가 내·외곽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공간활용을 극대화해 KB스타즈에 대항했다. 수비에선 KB스타즈 박지수를 봉쇄하기 위해 김단비와 박지현을 번갈아 내세웠고, 적극적인 도움수비를 펼쳤다. 강한 몸싸움으로 박지수의 체력을 고갈시킨 것도 효과적이었다. 가용자원이 KB스타즈보다 적은 우리은행은 주전들의 출전시간이 길었지만, 지난해 여름부터 충분한 훈련을 통해 다진 체력을 앞세워 승부처에서 KB스타즈보다 집중력을 발휘했다.

30일 충남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 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과 청주 KB의 챔피언결정전 4차전 경기에서 우리은행이 KB를 꺾고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후 MVP를 수상한 김단비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아산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