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 필립 블랑 감독(왼쪽), KB 미겔 리베라 감독. 사진제공 |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KB손해보험 스타즈
2024~2025시즌부터는 외국인 감독들의 맞대결이 더 늘어난다. 현대캐피탈은 필립 블랑(프랑스), KB손해보험은 미겔 리베라(스페인)를 신임 사령탑으로 맞는다. 남자부 감독 7명 중 무려 4명이 이방인이다.
배구계는 외국인 사령탑들의 잇따른 유입에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이미 대한항공은 사상 첫 통합 4연패를 이루는 과정에서 로베르토 산틸리(이탈리아)~틸리카이넨 체제로 세계배구의 트렌드에 맞는 ‘스피드 배구’를 장착했고, OK금융그룹은 오기노 감독의 지도 하에 특유의 ‘수비배구’로 팀의 체질을 개선했기 때문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올 시즌 OK금융그룹은 기본 전력이 5위 한국전력, 6위 삼성화재와 큰 차이가 없는데도 3시즌만의 ‘봄배구’ 진출과 8시즌만의 챔피언 결정전 진출에 성공했다. 차이는 외국인 사령탑이 구축한 시스템에서 비롯됐다”며 “디테일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주요 선수에 대한 집중 코칭과 멘탈 관리로만 결과를 내는 배구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확실한 배구관을 갖춘 외국인 감독을 향한 수요는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틸리카이넨 감독과 오기노 감독도 다음 시즌 더 많은 외국인 사령탑의 V리그 진출을 반긴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시즌 내내 오기노 감독과 맞대결을 놓고 “배구적 관점에서 OK금융그룹과 경기는 굉장히 흥미로운 매치업”이라고 말했는데, 기존 한국배구에서 볼 수 없었던 ‘리스크를 줄이는 약한 서브’와 ‘이어진 상대의 강한 반격을 세부 전술로 막아내는 수비 배구’를 높게 평가해서였다. 오기노 감독 역시 “더 많은 외국인 감독들이 V리그를 찾으면서 한국배구도 세계배구의 트렌드를 더욱 잘 알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 팀에도 동기부여가 된다”고 기대했다.
권재민 스포츠동아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