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천성호.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KT 위즈 천성호(27)는 올 시즌 초반 맹타를 휘두르다가 최근 암초를 만났다. 3~4월 33경기에서 타율 0.352, 1홈런, 15타점으로 올 시즌 KT의 최고 히트상품으로 떠올랐지만, 이후 기복을 드러냈다. 5~6월 26경기에서 타율 0.179, 2타점으로 부진했고, 그 여파로 수비까지 흔들렸다. 이에 이강철 KT 감독은 끝내 그를 8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하기에 이르렀다. 천성호에게는 시즌 첫 말소다.
천성호는 전역 후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내고 있었다. 다만 프로 데뷔 후 처음 치르는 풀타임 시즌이라 성장통이 우려되기도 했다. 천성호는 수비보다는 타격과 주루 등 공격에 더 큰 강점을 지닌 선수다. 그러나 최근 공격이 잘 풀리지 않자, 수비에서도 실책과 실책성 플레이가 이어졌다. 2루에서 타구처리율은 76.9%에 불과하다. 300이닝 이상 수비한 리그 전체 2루수 7명 중 최하위다.
이 감독은 “(천)성호는 공격에 특화된 선수이지 않은가. 최근 방망이가 맞지 않으니 수비까지 흔들리는 상황이 온 듯하다”며 “계속 (1군에) 두면 선수가 더 힘들어진다. 처음에는 한 번 지켜보려고도 했는데, (수비에서) 실수가 선수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듯해 조금이라도 서둘러 말소해 퓨처스(2군)팀에서 편안한 상태로 다시 준비해 올리는 게 맞다고 봤다”고 밝혔다.
KT는 지난 수년간 박경수를 이을 2루수를 물색해왔다. 어렵게 후계자를 찾은 만큼 천성호를 충분히 기다려주겠다는 자세다. 이 성장통 또한 선수와 구단이 함께 내야 할 ‘세금’이라고 판단한다. 이에 이 감독 역시 천성호를 배려하고 나섰다. 그는 “성호가 (1군에서) 스스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봤다. 퓨처스팀에 가 마음이 좀더 편안한 상태로 시합에 나서보는 게 선수의 반등에도 낫지 않겠나. 수비도 편한 상태로 편안히 한 번 해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