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류현진.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단 한 명만 생존했다.
올 시즌 한화 이글스 선발진은 지난해에 이어 재계약에 성공한 외국인투수 펠릭스 페냐와 리카르도 산체스, 전격적으로 복귀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에 김민우, 문동주로 출발했다. 새 선발진은 시즌 초반 막강한 위용을 뽐내며 팀의 7연승을 이끌었다. 한화는 3월 23일 LG 트윈스와 원정 개막전에서 패한 뒤 이어진 7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챙겼다. 공교롭게도 페냐~김민우~산체스~문동주가 순서대로 모두 선발승을 거뒀다. 가장 강력한 선발 카드로 꼽히는 류현진만이 승리를 따내지 못해 ‘류승승승승’이라는 우스갯소리가 팬들 사이에 돌기도 했다.
그러나 한화의 3월 기세는 4월로 이어지지 못했다. 선발진을 비롯한 투수진의 부진에 타선의 침체까지 겹치면서 팀 승률은 급격하게 떨어졌다. 5월에도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지 못한 탓에 결국 사령탑 교체라는 최후의 수까지 일찌감치 두게 됐다.
선발진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부상이 주된 원인이었다. 4월 김민우가 팔꿈치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김민우는 수술까지 받게 되면서 시즌을 조기에 마감했다. 이에 한화는 신인 황준서를 대체 선발로 로테이션에 합류시켰다.
외국인투수진도 예외가 아니었다. 먼저 시즌 초에 비해 구위가 떨어진 페냐가 웨이버로 공시되며 팀을 떠났다. 한화는 지난해부터 눈독을 들였던 제이미 바리아를 총액 55만 달러(약 7억6000만 원)에 데려와 페냐의 공백을 메웠다.
여기에 산체스마저 팔꿈치 통증 때문에 15일 1군에서 말소됐다. 한화는 올해부터 도입된 단기 대체 외국인선수 제도를 활용해 미국독립리그에서 뛰고 있는 라이언 와이스와 6주 10만 달러(약 1억4000만 원)에 계약했다. 와이스는 25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무실점 호투로 KBO리그 데뷔승을 신고했다.
2024시즌을 선발투수로 출발했던 5명 중 3명이 1군을 벗어난 상황에서 27일에는 또 한 명의 이탈 소식이 전해졌다. 최근 부진한 투구로 컨디션 재조정이 불가피진 문동주가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문동주는 6월 5경기에서 승리 없이 4패, 평균자책점(ERA) 6.91에 그쳤다. 가장 최근 선발등판인 26일 대전 두산전에선 4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다.
결국 2024시즌을 앞두고 선발 임무를 맡은 5명 중 4명이 1군에서 사라졌다. 유일한 생존자는 류현진뿐이다. 전반기를 마치기도 전이라 한화로선 씁쓸함이 클 수밖에 없다. 후반기 선발진의 반등을 위해선 류현진을 필두로 바리아와 와이스가 굳건히 중심을 잡아줘야만 한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