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 ‘개발제한구역 야영장’ 양도가 가능하다고요? 공문서 모호한 문구 논란

입력 2024-07-03 13: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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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제한구역법상 타인에게 양도 불가능
시흥시선 ‘준공 전에는 타인에 양도 불가’ 조항 넣어 공모
토지주·투기꾼들 “허가 후 양도 가능”…실제로 양도 되기도
경기도 타 지자체 야영장 양도 금지 규정 정확히 명시
시흥시 “여전히 양도 가능”…경기도 “사건 인지, 상응한 조치 검토”

2020년 9월경 시흥시 개발제한구역 내 야영장 공모 당시 ‘행위허가 준공 후에는 양도가 가능하다’는 문구. 사진제공 | 시흥시청


시흥시가 개발제한구역 내 야영장 설치 시 타인에게 양도할 수 없음에도 사업 공모 당시 ‘준공하기 전에는 타인에게 양도할 수 없다’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모호한 규정을 두어 투기를 유도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시흥시는 지난 2020년 ‘시흥시 개발제한구역 내 야영장 공모’ 공고를 냈다. 당시 공모 공고에는 ‘제6조(양도) 조항에 [사업을 종료(행위 허가 준공)하기 전에는 타인에게 양도할 수 없다]’는 규정을 넣었다. 그러나 시흥시의 ‘제6조(양도)’ 조항은 법의 해석에 따라 ‘행위 허가 준공 후에는 양도가 가능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시흥시는 2020년 9월경 개발제한구역 내 야영장 및 실외체육시설 설치 계획을 공모에서 기 선정된 목록에 죽율동 620(정왕본동), 물왕동 341-12(목감동), 월곶동산 63-1(월곶동), 조남동산 54(목감동), 산현동산 16-3(목감동) 지역에 야영장을 허가했고, 조남동 590-5(목감동)에 실외체육시설을 선정, 허가했다.

당시 야영장 허가 시 지목 변경(임야에서 유원지)으로 은행 대출(5000㎡이하 30억)까지 쉽게 되어 투기꾼들 사이에선 사업 허가를 받으면 양도가 가능해 ‘땅 짚고 헤어치기’식 노다지 사업으로 소문이 나면서 투기 수요가 몰렸다.

실제로 스포츠동아 취재 결과 시흥시 개발제한구역 내 야영장 설치 공모에서 자격 요건에 부합하는 A 씨가 허가를 받았지만, 이후 자격 요건에 맞지 않는 B 씨 법인에게 양도한 사실을 확인했다.

한 토지주는 “월곶동산 63-1 (월곶동 334-2번지 유원지 변경) 부지를 2019년경 시흥시 야영장 공모에서 당선 후 준공, 이후 법인에 양도했다”며 “시흥시 공모에 따르면 양도가 가능하다고 명시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흥시 개발제한팀 관계자는 “개발제한구역 야영장은 거주 조건이 붙어 있지만, 준공 후 양도는 가능하다”며 “경기도와 국토부에 회신한 결과 법적으로 양도를 규제할 수 없다”고 했다. 

시흥시 개발제한구역 내 야영장 월곶동산 63-1 (월곶동 334-2번지 유원지 변경) 부지. 사진제공 | 경기도


시흥시 제발제한팀 관계자의 말처럼 ‘준공 후 양도’가 가능한 것일까.

개발제한구역법에는 야영장 설치 사업자의 자격이나 지위를 승계할 수 있다는 명확한 규정이 없다. 사업자의 자격이나 지위를 승계할 수 없는 것이다.

경기도 많은 타 지역의 경우 법 규정을 명확히 해석, 적용하고 있었다.

스포츠동아 취재 결과 경기도 내 안양시, 남양주시, 성남시, 김포시 등의 관련부서 담당관들은 “개발제한구역 내 야영장 설치 사업자의 양도를 불가능하다고 공고했다”며 “이는 개발제한구역 주민 10년 이상 거주 또는 마을공동 자격으로 선정된 사업자들이 토지 투기 목적으로 야영장을 양도하는 악용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경기도 관계자는 “현재 개발제한구역법에는 야영장 설치 사업자의 자격이나 지위를 승계할 수 있다는 명확한 규정이 없다”며 “(시흥시의) 2년 전에 양도된 야영장 사업을 인지하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응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시흥시에서 행위허가 준공이라는 악용소지에 자세히 들여다보겠다”고 덧붙였다.

개발제한구역법에 밝은 한 A행정사는 “전국적으로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한 양도 제한 규정이 있다”며 “구체적으로 김포시(2021년), 안양시(2015년), 남양주(2022년 6월), 성남시(2015년 7월) 등에서 양도 불가 규정이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야영장을 설치할 수 있는 자의 자격이나 지위를 승계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 개발 제한구역법상 없다”며 “만일 이러한 자격이나 지위의 승계를 인정한다면, 그들로부터 토지를 매수한 자들은 모두 야영장을 설치할 수 있게 돼 많은 허가신청자가 난립할 수 있고, 개발제한구역법령이 야영장을 설치할 수 있는 자를 한정한 취지가 몰각되는 것”이라며 시흥시의 준공후 양도 가능하다는 조항을 꼬집었다.

시흥 ㅣ 장관섭 스포츠동아 기자  localh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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