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얼로지]“국제 규격 카트 레이스도” 중부권 여행 새 명소, 증평과 진천

입력 2024-07-17 10:3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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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평 에듀팜 관광단지의 명물 카트 레이스장 모토 아레나. 국내에서 유일하게 FIA와 CIK-FIA의 공식 인증을 받은 국제 규격의 카트 경기장으로 원남 저주지를 바라보는 전망도 멋지다                                                                                          증평·진천|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증평 에듀팜 관광단지의 명물 카트 레이스장 모토 아레나. 국내에서 유일하게 FIA와 CIK-FIA의 공식 인증을 받은 국제 규격의 카트 경기장으로 원남 저주지를 바라보는 전망도 멋지다 증평·진천|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바다가 없는 내륙 지방인 충북은 대신 웅장함과 아기자기함을 함께 갖춘 산야와 넓은 호수가 있어 여행의 재미가 다양한 지역이다. 반도의 중앙에 위치해 어디서 가도 이동시간도 짧아 제천, 단양, 충주, 괴산, 음성, 청주, 옥천 등 나들이객들에게 사랑받은 명소들이 즐비하다.
그런데 같은 충북에 있는 지역이지만 증평과 진천은 여행지로 덜 알려져 있다. 심지어 이 두 고장이 충북에 있는지 잘 모르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여행명소로 이름값이 덜할 뿐, 두 곳은 다양한 여행의 재미가 있는 곳이다. 일단 충북에 있으니 산세가 멋진 휴양림이나 풍광 좋은 호수는 이른바 ‘디폴트’(기본조건)로 갖추고 있다. 거기에 더해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깜짝 놀랄 규모의 리조트와 독특한 역사 유적도 있다.
요즘 SNS를 통한 입소문 등을 통해 예전보다 찾는 사람이 많아졌지만, 그래도 다른 곳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여유롭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중부권 여행의 ‘언성 히어로’(unsung hero)라고 부를만한 증평과 진천을 찾아갔다.
원남 저수지 주변에 조성한 증평 에듀팜 관광단지의 벨포레 리조트.  전체 면적이 300만㎡로 서울 여의도의 67%크기인 중부권 최대의 휴양 및 액티비티 시설이다.                          증평·진천|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원남 저수지 주변에 조성한 증평 에듀팜 관광단지의 벨포레 리조트. 전체 면적이 300만㎡로 서울 여의도의 67%크기인 중부권 최대의 휴양 및 액티비티 시설이다. 증평·진천|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양떼 체험부터 카트 레이스까지, 증평 에듀팜 관광단지
증평 에듀팜 관광단지에 들어서면 우선 그 규모에 놀란다. 리조트 전체 면적이 300만㎡로 서울 여의도의 67%에 달한다. 중부권 최대의 휴양 및 액티비티 시설이라고 한다.
부지가 여유롭다 보니 리조트에 익스트림 루지, 목장, 모토 아레나, 미디어 아트 센터, 마리나 클럽, 골프, 콘도, 반려견 산책로 및 놀이터 등 각종 휴양 레저 시설을 갖추고 있다.

에듀팜 관광단지는 한국농어촌공사와 민간사업자인 블랙스톤 벨포레가 함께 조성했다. 원남저수지 주변에 조성해 리조트의 풍광이 매력적인 데다 다양한 취향의 방문객이 만족할 콘텐츠를 갖추고 있다.
증평 에듀팜 관광단지 카트 레이스장 모토 아레나. 국제 규격 트랙을 카트가 질주하는 장면은 보기에도 짜릿한 쾌감을 준다                                                                                                             증평·진천|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증평 에듀팜 관광단지 카트 레이스장 모토 아레나. 국제 규격 트랙을 카트가 질주하는 장면은 보기에도 짜릿한 쾌감을 준다 증평·진천|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이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모토 아레나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FIA(국제자동차연맹)와 CIK-FIA(FIA 산하 카트 레이싱 감독기관)의 공식 인증을 받은 국제 규격의 카트 경기장이다.
직접 마주하면 “아니 이곳에 이런 규모와 수준의 시설이…”라는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웅장하다. 구불구불한 코스의 트랙을 카트들이 굉음을 내며 질주하는 장면은 그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짜릿한 쾌감을 준다.
모토 아레나는 레저 카트를 즐기려는 일반인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안전을 위해 속도 제한이 걸린 레저 카트는 사전 안전교육 이후 이용할 수 있다. 2인석 카트도 있어 옆에 아이를 태우고 달릴 수도 있다. 그 외 실제 경주용으로 쓰이는 레이싱 카트도 갖추고 있다. 트랙의 조건이 국내에서 손꼽을 정도로 좋다 보니 질주의 쾌감을 느끼고 싶은 모터사이클 동호회들도 자주 찾는다.

에듀팜은 모토 아레나 외에 야외 액티비티로 익스트림 루지 체험장도 운영하고 있다. 방문객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시설로 무동력 카트를 타고 산길을 달린다. 아웃코스(약 1.5km)와 조금 더 속도감 넘치는 인코스(약 1.4km) 두 가지가 있는데, 지금은 인코스만 운영 중이다.
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 강소형 잠재관광지로 선정된 증평 에듀팜 관광단지의 양떼몰이 프로그램. 매일 정해진 시간에 훈련을 받은 양떼몰이견이 지시에 맞춰 능숙하게 양들을 모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증평·진천|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 강소형 잠재관광지로 선정된 증평 에듀팜 관광단지의 양떼몰이 프로그램. 매일 정해진 시간에 훈련을 받은 양떼몰이견이 지시에 맞춰 능숙하게 양들을 모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증평·진천|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벨포레 목장은 익스트림 루지나 모토 아레나의 역동적인 쾌감과는 다른 자연이 주는 힐링을 만끽할 수 있다. 양떼몰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전망대에서는 저수지를 낀 리조트의 전경이 눈 아래 펼쳐진다.
에듀팜에는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을 원하는 방문객들을 위한 펫포레가 있다. 동물과 함께 숙식과 놀이시설 이용이 가능한 공간이다. 펫룸 객실, 반려동물 놀이터, 반려동물 산책로 등을 갖추고 있다.
증평 에듀팜 관광단지에 있는 미디어 아트 센터. 요즘 인기인 몰입형 프로젝트 맵핑 기술을 활용해 우주와 미술작품을 테마로 한 전시를 운영하고 있다                      증평·진천|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증평 에듀팜 관광단지에 있는 미디어 아트 센터. 요즘 인기인 몰입형 프로젝트 맵핑 기술을 활용해 우주와 미술작품을 테마로 한 전시를 운영하고 있다 증평·진천|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한편,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는 올해 강소형 잠재관광지로 증평 에듀팜 관광단지를 선정했다. 강소형 잠재관광지는 지역의 알려지지 않은 유망 관광지를 발굴해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하여 육성하는 사업이다. 양수배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장은 “증평 에듀팜 관광단지는 서울 등 수도권에서 1시간 30분이면 올 수 있고 청주국제공항과 KTX오송역도 가까워 전국적인 관광지로 성장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관광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증평군과 함께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증평 좌구산자연휴양림의 명상구름다리. 다른 곳과 비교해 아주 높거나 흔들림이 크지는 않지만 수려한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 탁 트인 풍광을 감상하며 걷는 재미가 있다                  증평·진천|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증평 좌구산자연휴양림의 명상구름다리. 다른 곳과 비교해 아주 높거나 흔들림이 크지는 않지만 수려한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 탁 트인 풍광을 감상하며 걷는 재미가 있다 증평·진천|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국내 최대 굴절망원경 천문대, 좌구산자연휴양림
증평 좌구산자연휴양림은 해발 657m인 좌구산 자락에 있다. 좌구산이란 이름은 거북이가 앉아있는 듯한 산의 형상에서 유래했다.
여타 다른 지역에 있는 휴양림과 마찬가지로 좌구산자연휴양림 역시 웰니스와 다양한 숲 체험에 중점을 둔 시설과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명상의 집, 명상구름다리, 좌구산 줄타기(짚라인), 좌구산 천문대, 좌구산 썰매장, 숲속 모험시설(산림 레포츠) 등이 있다.
이중 이채로운 것은 좌구산 천문대다. 주변에 큰 도시가 없다 보니 좌구산은 빛 공해에서 벗어난다. 그래서 맑고 깨끗한 밤하늘을 보기 좋다. 좌구산 천문대에는 국내에서 가장 큰 356mm 굴절천체망원경이 있다. 다른 천체 망원경으로 볼 수 없는 천체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밤하늘을 영상으로 볼 수 있는 천체투영실과 천체관측 및 천체 사진 촬영을 위한 다양한 망원경을 갖추고 있다. 밤에는 5등급의 희미한 별 1500여 개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낮에도 하늘이 맑기만 하면 태양과 금성 등 3등급의 별들을 망원경으로 관측할 수 있다.
좌구산 천문대에 있는 356mm 굴절천체망원경. 굴절천체망원경으로는 국내서 가장 크다. 빛공해가 없는 지리적 장점을 살려 다른 망원경으로 볼 수 없는 천체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증평·진천|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좌구산 천문대에 있는 356mm 굴절천체망원경. 굴절천체망원경으로는 국내서 가장 크다. 빛공해가 없는 지리적 장점을 살려 다른 망원경으로 볼 수 없는 천체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증평·진천|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그 외 명상의 집에서는 아로마 족욕, 꽃차 마시기, 공예 체험, 휴테라피 등 힐링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좌구산 휴양림의 또 다른 매력은 접근성이다. 증평 군청 인근 우체국부터 휴양림 입구 율리까지 통행 버스가 있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방문객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다.
고려 초에 지었다는 진천 농다리. 돌만 이용해 정교하게 쌓아올린 축조술이 전례가 없고 모양 또한 특이해 입소문이 나면서 새로운 지역 관광명소가 됐다                                            증평·진천|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고려 초에 지었다는 진천 농다리. 돌만 이용해 정교하게 쌓아올린 축조술이 전례가 없고 모양 또한 특이해 입소문이 나면서 새로운 지역 관광명소가 됐다 증평·진천|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입소문으로 알려진 중부권 명소, 진천 농다리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 굴티마을을 흐르는 세금천에는 독특한 모양과 깊은 역사를 지닌 돌다리, 농다리가 있다. 돌을 이용해 임시로 놓은 징검다리라고 하기엔 너무나 견고하고 정교한 돌쌓기가 예사롭지 않다. 그렇다고 돌다리라고 부르기는 주위 풍광과 어우러져 쌓은 돌의 모습들이 너무 자연스럽다.
이 진천 농다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고 긴 돌다리이다. 굴티마을 주민들은 이 돌다리를 ‘농교(籠橋)’ 또는 ‘농다리’라 불렀다. 기록에 따르면 고려 초기에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붉은색 돌을 물고기 비늘처럼 쌓아 올려 교각을 만든 후에 그 위에 상판석을 얹었다.
규모도 크지만, 무엇보다 축조술이 특이하다. 돌의 뿌리가 서로 물려지도록 쌓았고, 별다른 보충재 없이 돌만 이용해 건쌓기(돌 사이에 고임돌만 다져 넣어 쌓는 방법) 방식으로 쌓았다. 교각의 폭은 대체로 4m에서 6m 범위로 일정한데 폭과 두께가 상단으로 올수록 좁아져 물의 영향을 덜 받도록 세심하게 배려했다.
진천의 새로운 명물 농다리를 건너는 관광객들. 아무런 보충재 없이 돌만 이용해 건쌓기 방식으로 쌓은 다리는 볼수록 신기하게 생겼다                                                                                  증평·진천|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진천의 새로운 명물 농다리를 건너는 관광객들. 아무런 보충재 없이 돌만 이용해 건쌓기 방식으로 쌓은 다리는 볼수록 신기하게 생겼다 증평·진천|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국내에 비슷한 예가 없는 독특한 돌다리이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튼튼하게 오가는 이들을 떠받치고 있다. 요즘 방송을 통해 소개되고 입소문이 나면서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찾는 이를 맞기 위해 정자, 산책로, 초평저수지까지 연결된 수변 데크 등을 새로 조성했다. 다리 모양과 주변 풍광의 조화도 빼어나 드라마 촬영지로도 자주 등장한다.
진천 두타산 삼형제봉 한반도지형전망공원에서 내려다 본 초평호. 오밀조밀 들어간 땅의 모양이 한반도를 닮았다   증평·진천|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진천 두타산 삼형제봉 한반도지형전망공원에서 내려다 본 초평호. 오밀조밀 들어간 땅의 모양이 한반도를 닮았다 증평·진천|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호수 가운데 한반도 지형이, 진천 초평호
1958년에 조성한 초평호는 충북에서 가장 유명한 낚시터다. 한해 관광객이 8만 여명이 찾는 민물낚시의 성지다. 겨울철 얼음낚시로 유명하지만 거의 사시사철 낚시꾼들이 찾는다.
초평호 주변으로 민물 요리를 취급하는 음식점들이 많아 거리를 이루고 있다. 그중에 ‘붕어찜’을 전문으로 조리하는 ‘붕어마을’ 음식촌이 많이 알려져 있다.
초평호에는 낚시터 외에 호수를 가로질러 건널 수 있는 하늘다리와 출렁다리가 있다. 모양은 다른 곳에도 있는 다리들과 비슷하다. 역시 건널 때 흔들리는 진동이 주는 짜릿한 느낌도 비슷하다.
진천 두타산 삼형제봉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초평호의 모습. 한반도 모양의 지형이 이채롭다. 초평호는 한해 낚시꾼이 8만 명 이상 찾는 민물낚시의 성지다                                           증평·진천|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진천 두타산 삼형제봉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초평호의 모습. 한반도 모양의 지형이 이채롭다. 초평호는 한해 낚시꾼이 8만 명 이상 찾는 민물낚시의 성지다 증평·진천|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하늘다리와 출렁다리를 경험했으면 인근 두타산 삼형제봉으로 가면 색다른 경치를 만날 수 있다. 초평호가 내려다보이는 두타산 삼형제봉에는 한반도지형전망공원이 있다. 이곳의 전망대에 올라 호수를 바라보면 한반도 모양의 지형이 눈에 띈다. 무엇보다 탁 트인 전망과 함께 호수의 낚시 좌대가 한반도 지형과 어우러져 그럴듯한 경치를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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