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조달 방식, 구체적 실행계획 부재, 시민과의 소통 부재 등 구멍
사업구상이 탄탄한 서울 상암 ‘DMC 랜드마크 사업’도 사업자가 없어 사실상 무산
전형적 전시행정, 차기 선거위한 밑밥용 등 비판 목소리
사업구상이 탄탄한 서울 상암 ‘DMC 랜드마크 사업’도 사업자가 없어 사실상 무산
전형적 전시행정, 차기 선거위한 밑밥용 등 비판 목소리

김동근 경기 의정부시장이 17일 의정부시청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정부역세권 개발 마스터플랜’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김동근 의정부시 시장은 지난 17일 의정부역세권을 ‘의정부 비즈니스 콤플렉스(Uijeongbu Business Complex·이하 UBC)’로 탈바꿈하겠다고 발표했다. UBC는 의정부역세권을 호텔·컨벤션·업무시설이 집적된 ‘비즈니스 문화 관광 허브’와 초고층 랜드마크 복합시설물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총면적 29만 6300㎡로 김 시장이 취임 2주년을 맞아 내놓은 ‘야심작’이다.
시는 지난 1일 국토교통부가 공모한 ‘공간혁신 구역 선도 사업’에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역세권 개발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토지·건축 용도 제한이 해제되고 용적률 · 건폐율이 완화되는 등 융복합적 도시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UBC가 성공하게 되면 1조 5000억 원의 생산 파급 효과와 5955억 원의 부가가치와 함께 1만 명의 취업 유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시는 추산했다.

‘의정부 비즈니스 콤플렉스’ 향후 개발계획도. 사진ㅣ고성철 기자
그러나 UBC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몇가지 의문점이 남는다.
가장 큰 문제는 ‘자금 조달’ 방식이다. UBC의 핵심은 자금이다. 어떻게 거액의 자금을, 어떤 방식으로 조달하겠다는 구체적 자금조달 방안에는 입을 닫았다. 보기 좋고 예쁜 애드벌룬만 띄웠다.
행정절차에 대한 구체적 실행계획도 보이지 않는다.
이 공원 부지를 UBC 단지로 개발하려면 경기도를 거쳐 행안부에 주한미군 공여 구역 주변지역 등 발전 종합 계획 변경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경기도에서 단 한 건의 발전 종합 계획 변경 승인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만큼 만만찮다.
특히 해당 용지는 시가 국방부로부터 공원 목적으로 매입한 시유지이다. 이 때문에 상당 부분이 근린공원으로 조성돼 있고, GTX 환승센터건립만 남겨놓은 상태다.
시민들과의 의사소통도 원활하지 못했다. UBC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개발보다 공원을 그대로 보전해야 한다는데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안창희 경기중북부 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은 “도심지 반환기지에 유일하게 조성한 공원을 상업·주거시설로 개발하는 행위는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 행정”이라고 말했다.
개발방식도 많이 고민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UBC는 사업특성 상 민간 투자개발 방식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 현재 경기 상황을 고려할 때 대기업이나 대형 건설사가 UBC 개발사업에 뛰어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일례로 사업구상이 탄탄한 서울 상암 ‘DMC 랜드마크 사업’도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아 사실상 무산됐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구체적인 실현 계획도 없이 취임 2주년을 맞아 UBC 사업 계획을 발표한 것은 전시행정과 다음 선거를 위한 방편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김 시장이 야심찬 발전계획을 내놓았지만 1년 10여 개월이면 시장선거가 있다. 추진 주체가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건축허가에 5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해 김 시장의 임기 중에는 ‘청사진’에 불과할 수 있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 형식으로 발표된 UBC 개발계획에 기자들에게 발표된 내용 외에 다른 질문을 받지 않았다. 의정부시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중대한 프로젝트에 대해 궁금증을 해소할 통로를 아예 막아버렸다.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 고양특례시장, 양주시장, 포천시장, 구리시장 등 인근 지자체장들은 기자들의 질문을 시정전반에 걸쳐 받고 상세하게 설명하게 답변한 것과는 대조를 보였다.
이런 우려 속에서도 의정부시는 공간혁신 구역 지정에 따른 계획 시설을 보완하는 등 역세권 개발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공간혁신 구역 선도 사업으로 지정됐을 뿐 호텔 객실 수, 업무시설 면적 등 구체적인 내용은 결정되지 않았다”면서“사업을 추진 과정에서 규모 등은 변경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미비하다고 시인한 셈이다.
김 시장은 그동안 대과없이 의정부시를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그러나 이번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보여준 UBC 사업의 ‘깜짝 발표’는 아쉬움이 남는다. 발표 시기도 그렇고, 부족한 시민과의 소통, 촘촘하지 못한 실행계획도 그렇다.
UBC가 계획대로 실행되면 의정부역세권은 ‘상전벽해’처럼 다시 태어날 것이다. 그러나 구체적 실행계획과 방안이 없다면 전시행정이라는 비판과 함께 시민에게 ‘희망고문’을 줄 뿐이다. 더더욱 다음 선거를 위한 ‘밑밥용’이라면 선거에서 심판을 받을 것이다. 의정부시 발전을 위한 ‘6년 대계’ UBC 프로젝트가 ‘순수하게’ 마침표를 잘 찍을 수 있을지 시민들은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 볼 것이다.
의정부ㅣ고성철 스포츠동아 기자 localk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고성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