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에른 뮌헨 중앙수비수 김민재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토트넘과 ‘2024쿠팡플레이시리즈’ 2경기를 마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상암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코리안 몬스터’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팀 내 위상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고국에서 보낸 특별한 프리시즌을 통해 한층 단단해졌다.
김민재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손흥민의 토트넘(잉글랜드)과 프리시즌 방한 친선경기에 선발 출전해 후반 10분 교체될 때까지 피치를 구석구석 누비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비록 시간은 짧았으나 후반전을 시작하며 벤치로 돌아간 마누엘 노이어 대신 주장 완장을 차 눈길을 끌었다.
실력은 여전했다. 이 경기에서 토트넘의 최전방을 책임진 데얀 클루셉스키를 철저히 봉쇄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축구국가대표팀 캡틴 손흥민도 한국산 방패를 뚫지 못했다. 김민재가 뛰는 동안 바이에른 뮌헨은 실점 없이 경기를 유리하게 풀어갔다.
막스 에벨 스포츠디렉터(단장)은 3박 4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무리하면서 “김민재가 시즌을 가뿐히 시작했다. 우린 항상 그를 필요로하고, 많은 기대를 건다”고 전했다. 분명한 신뢰의 표현이다.
무엇보다 새 사령탑과 궁합이 잘 맞는다. 현역 시절 최고의 센터백으로 명성을 떨친 뱅상 콤파니 감독(벨기에)은 ‘공격적 수비수’를 선호한다. 판단력과 움직임이 빠른데다 몸을 사리지 않고, 빌드업 능력까지 장착한 김민재가 높은 점수를 받을 수 밖에 없다. 김민재는 “(콤파니 감독이) 적극성과 일대일 수비를 강조한다. 스타일이 잘 맞는다”고 설명했다.
위기는 있었다. 나폴리에서 뛰며 이탈리아 세리에A 정상을 일군 그는 지난해 여름 바이에른 뮌헨에 안착해 만족스런 전반기를 보냈으나 올해 초 아시안컵을 다녀온 뒤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처음에는 전적인 지지를 보낸 토마스 투헬 감독은 겨울에 임대 영입한 에릭 다이어를 우선 기용했다. 주전에서 밀린 김민재는 독일에서의 첫 시즌을 아쉬움으로 마쳤다.
바이에른 뮌헨이 12년 만에 분데스리가 우승에 실패하자 분위기는 심상치 않았다. 독일 언론들이 김민재를 유력한 이적 후보로 거론한 가운데 구단은 일본대표팀 멀티 수비수 이토 히로키를 데려온 뒤에도 여러 수비수들을 영입 리스트에 올려 저울질했다. 콤파니 감독에게도 외면받을 수 있다는 부정적 기류가 흘렀다.
그러나 김민재의 선택은 ‘도전’이었다. “이곳에 정착해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는 생각만 한다”며 잔류 의지를 확실히 했다. 콤파니 감독도 여러 차례 프리시즌 친선전에서 스리백과 포백을 혼용하며 다양한 조합을 시도했는데, 김민재는 빠진 적이 없다. 지금까진 2024~2025시즌 전망은 ‘맑음’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