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항암제 새 역사 썼다” 유한양행 ‘렉라자’ 첫 美 FDA 승인

입력 2024-08-21 00:3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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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국산신약 제31호 신약으로 허가받은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                                               사진제공|유한양행

2021년 1월 국산신약 제31호 신약으로 허가받은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 사진제공|유한양행

유한양행(대표이사 조욱제)이 국산 항암 치료제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유한양행은 20일 자사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와 존슨앤존슨(J&J)의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국산 항암제가 미국 FDA의 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폐암은 매년 전 세계에서 180만 명이 사망하는 심각한 질환이다. 암세포 크기와 형태에 따라 소세포폐암과 비소세포폐암으로 구분하는데 환자의 80~85%가 해당하는 암이 비소세포폐암이다.

면역체계 공격을 피하려는 사람의 유전자 돌연변이는 EGFR, ALK, ROS1, KRAS 등 여러가지가 있는데, 이중 폐암에서의 변이는 EGFR(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가 대표적이다. 전체 비소세포폐암 중 30∼40%에서 관찰된다. 서구 폐암 환자의 최대 15%, 아시아 환자는 40% 정도가 EGFR 변이를 나타난다. EGFR은 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단백질로 세포 성장을 돕는 역할을 하지만 변이가 발생할 경우 과도한 성장을 초래해 암을 유발한다.

렉라자는 EGFR를 표적해 종양세포 성장을 억제한다. 즉 비소세포폐암이면서 동시에 EGFR 변이를 동반한 경우에 사용된다. 세부적으로 보면 ‘EGFR 엑손 19 결실 또는 엑손 21 L858R 치환 변이가 확인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성인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사용된다.

올 2월 FDA의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되면서 기대를 모았던 렉라자와 리브리반트의 병용요법 승인은 마리포사(MARIPOSA) 임상 3상 연구의 긍정적인 결과가 밑바탕이 됐다. 해당 3상 연구에 따르면, 리브리반트와 렉라자 병용요법은 다른 폐암치료제 오시머티닙 단독요법에 비해 질병 진행 또는 사망위험을 30% 감소시켰다.

 이번 FDA 승인으로 렉라자와 리브리반트의 병용요법은 기존 EGFR 변이가 있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승인된 오시머티닙과 비교해 우월성을 입증한 최초이자 유일한 다중 표적, 비화학요법 병용요법이 되었다.



특히 유한양행은 FDA 승인을 통해 그동안 R&D에서 끈기있게 추구해온 오픈 이노베이션의 큰 성과를 거두게 되었다. 렉라자는 국내 바이오 기업 오스코텍이 2015년 유한양행에 기술 수출했다. 유한양행은 다시 이를 2018년 존슨앤존슨의 자회사 얀센에 국내 판권을 제외한 글로벌 개발, 판매 권리를 이전하는 기술 수출을 했다.

렉라자 개발 타임라인                                                                                                                                         인포그래픽|유한양행

렉라자 개발 타임라인 인포그래픽|유한양행

렉라자는 2021년 1월 국산신약 제31호 신약으로 허가 받은데 이어 2023년 6월에는 국내 1차 치료제로 허가가 확대됐다. 이후 6개월만에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아 올해 1분기 처방 200여억 원을 달성했다. 현재 2024년 1000억 원의 처방 목표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FDA의 리브리반트의 병용요법 허가로 인해 렉라자의 승인심사를 앞두고 있는 유럽, 중국,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도 렉라자 처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는 “렉라자의 FDA의 승인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유한양행 R&D 투자의 유의미한 결과물” 이라며 “이번 승인이 종착점이 아닌 하나의 통과점이 되어 R&D 투자를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혁신신약 출시와 함께 유한양행의 글로벌 톱 50 달성을 위한 초석이 되었으면 한다” 고 밝혔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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