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15년차 밴드 씨엔블루(CNBLUE)에게 요즘 케이(K)팝 무대의 심상찮은 ‘밴드 열풍’은 “만감이 교차하는 풍경”으로 다가왔다. “밴드 음악에 대한 대중의 문턱이 낮아졌다”는 생각에 반가움이 드는 한편, “우리를 증명할 시간”이라는 부담감도 생겼다고 고백했다.
지난 3년간 배우로서 안방극장을 누비던 정용화, 이정신, 강민혁이 “바쁜 스케줄을 쪼개 다시 레슨을 받으며 신보를 준비”한 이유다. 씨엔블루는 멤버들의 자작곡 6개로 꽉 채워 14일 발매하는 미니 10집 ‘엑스’(X)를 “15년간 갈고 닦은 우리만의 색깔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앨범”이라 자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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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있어도 올해 안에 ‘완전체 앨범’을 내야겠다고 결심한 것도 밴드 붐을 체감했기 때문이에요. 그동안 곡 작업은 꾸준히 했지만, 좀처럼 시기를 잡지 못했는데 이제 더 늦으면 안 되겠다 싶더라고요. 지금이야말로 사람들이 ‘진짜와 가짜’를 구별할 수 있을 거란 확신이 생겼거든요. 1년의 반 이상을 공연에만 매달려온 우리의 ‘무기’를 꺼낼 때가 온 거죠.”
이들은 “자, 이제 보여줄게”하는 마음이 크다며 껄껄 웃었다. 타이틀곡 ‘그리운건 그대일까 그때일까’를 비롯해 전곡을 “원초적인 밴드 사운드에 집중한 노래”로 엄선해 자신감도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정용화는 ‘SNS 시인’으로 유명한 하상욱 작가의 시 구절을 제목에 차용하기 위해 직접 연락을 취할 정도로 열정을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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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을 작업하면서 가장 그리운 순간이 언젠지 되짚어 봤어요. 데뷔 직전인 2009년 첫 앨범 녹음을 마친 직후가 떠올랐죠. 당시 살던 서울 영등포에서 홍대 인근까지 가서 자동차 밖에까지 다 들리도록 ‘외톨이야’를 크게 틀곤 했어요. 사람들이 ‘무슨 노래지?’하며 궁금해 하는 걸 보며 뿌듯했던 기억이 나요. 순수하게 음악을 했던 그때의 우리가 그리워요.”
최근에는 ‘데뷔 동기’인 걸그룹 투애니원의 15주년 콘서트에서 신나게 몸을 흔들고 왔다. 씨엔블루는 “그들을 보면서 우리 또한 누군가에게 추억을 선사할 수 있는 그룹이란 사실을 깨닫고 어쩐지 눈물이 났다”며 벅찬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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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데뷔곡이자 대표곡인 ‘외톨이야’가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단 느낌을 받을 때도 있었어요. 그걸 떼어내려고 노력한 적도 있었고요. 하지만 그 노래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겐 ‘외톨이야’가 가슴에 따뜻함을 안겨주는 곡이잖아요. 그걸 알고 나니 노래를 계속 해나가는 것만으로도 멋있는 그룹이 된 것 같아요. 더불어 씨엔블루가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단 마음이 새삼 강해졌어요.”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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