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는 대한민국의 보물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직지심체요절(직지)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새로운 홍보 영상을 배포했다. 이번 영상은 전 세계 2억명 한류팬 시대에 우리 역사 속 숨겨진 한류스타인 직지를 세계 역사속 한류스타로 만들기 위해 만든 영상이다.

이 영상은 전 세계인들에게 친숙한 올림픽을 직지와 연결시킨 것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구텐베르크 성서와 직지 vs. 올림픽과 택견”이라는 제목을 정했으며, 직지와 택견이라는 유산이 지닌 세계적 가치를 조명하며 한국인이 꾸던 꿈이 어떻게 기존의 ‘구텐베르크’와 ‘올림픽’이라는 세상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준다.

5분 분량의 이 영상은 직지와 택견을 각각 금속활자 인쇄술과 스포츠 철학이라는 두 축에서 다루며, 유산이 지닌 의미와 세계사적 위상을 전달하고자 제작되었다. 반크는 이를 통해 수십년 전부터 세계에 깃들어있던 한국의 꿈을 알리고, 한국의 유산에 담긴 철학과 가치를 세계인들에게 홍보할 예정이다.

영상을 통해 먼저 소개된 것은 근대 올림픽 정신과 택견이다. 근대 올림픽을 창시한 피에르 드 쿠베르탱은 스포츠를 통해 인류가 서로의 차이를 극복하고 우정을 나누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기를 희망했다. 그렇게 1896년 제1회 아테네 올림픽 개최 후, 올림픽은 테러, 전쟁, 차별, 편견 같은 위협 속에서도 인류를 하나로 묶는 중요한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반크는 이에 그치치 않고 신윤복의 풍속화 ‘대쾌도’를 통해 신분과 세대를 초월해 사람들이 즐기는 ‘택견’에도 주목했다. 반크는 영상에서 “주도권을 장악하는 순간까지 상대를 배려하라”는 택견의 정신이 오늘날 올림픽의 페어플레이 철학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음을 소개하며, 상대방을 존중하고 기술을 나누며 서로를 인정하는 택견이 신분제도가 엄격했던 조선시대에도 계층을 뛰어넘어 모두가 평등하게 참여할 수 있는 스포츠임을 설명했다.이를 통해 1896년 제1회 아테네 올림픽보다 무려 111년 앞선 1785년 조선시대에 한국인은 이미 택견으로 쿠베르탱의 올림픽 정신을 구현하고 있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다음으로는 금속활자 인쇄술의 역사적 중요성을 조명하며 직지와 구텐베르크 성서를 비교했다. 서양사에서 금속활자 인쇄술은 정보의 독점에서 벗어나 지식을 시민들에게 확대하며 르네상스, 종교개혁, 시민혁명, 산업혁명 같은 거대한 변화를 촉발한 기술로 평가받는다. 1455년, 독일의 요하네스 구텐베르크는 금속활자를 이용해 성서를 인쇄하며 세계사적 전환점을 만들었다. 이 기술은 지식을 소수 권력층에서 대중에게 확산시키며 서양의 혁신을 이끄는 중요한 도구가 되었다. 구텐베르크 성서는 전 세계 많은 교과서에서 금속활자로 인쇄된 최초의 책으로 잘못 기록되고 있다.

이에 영상은 구텐베르크 성서보다 78년 앞선 1377년, 한국의 고려시대에서 이미 금속활자 인쇄술이 사용되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고려시대에 제작된 ‘직지심체요절(직지)’은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이다.

직지가 금속활자로 제작되었음을 증명하는 것은 마지막 장에 기록된 ‘주자인시(鑄字印施)’라는 문구다. 이는 “쇠로 만든 글자를 부어 책을 찍어냈다”는 뜻으로, 금속활자 인쇄 기술을 사용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에 반크는 직지가 단순히 ‘최초’라는 기록에서 멈추지 않는다고 역설한다. 반크는 영상을 통해 “한국에서 발달한 금속활자 기술은 이후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로 전파되었다”며, 조선의 동활자와 목활자 인쇄법을 전달받아 간행되었다는 16세기 일본의 책 ‘시경경기’와 ‘권학문’의 대목을 인용했다. 또한 세계사 교과서와 주요 역사 기록에서 구텐베르크 성서만이 주목받고 있는 현재의 현실을 지적하며, 직지가 가진 역사적 가치를 세계에 널리 알려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반크는 택견과 직지가 단지 ‘세계 최초’라는 사실을 넘어, 더 나은 세상을 향해 한국인이 품었던 꿈과 비전을 전달하고자 했다. 이에 반크는 대한민국 무형유산 택견의 세계화를 위해 그 가치를 한국어와 영어로 된 포스터에 담아 배포하는 글로벌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06년 청주고인쇄박물관과 협약을 맺은 후로, 반크는 직지 홍보대사를 운영하며 세계에 한국 금속활자의 위상을 알리는 데 앞장서왔다. 이를 시작으로 18년 동안 직지 홍보 웹사이트, 8종의 홍보물, 15종의 카드뉴스, 49종의 영상을 제작하여 직지를 홍보하는 글로벌 캠페인도 병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반크는 외국 세계사 교과서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직지의 가치를 제대로 홍보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 결과 영국, 미국, 캐나다, 독일, 영국, 중국, 인도 등 전 세계 87개국에서 62개의 언어로 교과서를 발행하는 영국의 유명한 교과서 출판사인 돌링 킨더슬리(DK) 에서 운영하는 세계사 교과서와 웹사이트에 직지를 반영했다.

또한 반크는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사이트, 미국인쇄협회, 미국 교육정보 사이트, 유대인 도서관 사이트, 영국 국립도서관 사이트, 프랑스 마르탱 보드메 박물관 사이트 등 파급력과 정보 전파력이 큰 해외 교육기관, 박물관, 도서관, 교육사이트에 직지 관련 내용을 새롭게 추가했다. 

반크 박기태 단장은 “한국의 전통과 정신은 오래 전부터 세계를 앞선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며 “한국인이 일찍이 품었던 꿈과 비전은 그 가치를 인정 받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금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어떤 꿈을 꾸고, 어떤 방식으로 고려시대 직지처렁 세상을 바꿀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해야할 때”라며 직지가 오늘날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언급했다.

성혜승 반크 청년연구원은 “단순히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넘어 택견은 사람을 하나로 묶고, 직지는 정보와 지식을 나누고자 했던 한국인의 꿈을 담고 있다”며 “세계유산으로 자리잡은 직지와 택견이 세계에 대한 한국의 또 다른 가능성에 대한 방증인만큼, 그 가능성을 계속해서 발굴하고 세계에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