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과 페루 시마조선소가 함정 3종, 4척에 대한 공동착공식을 진행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주원호 특수선사업대표, 구스타보 아드리안센 올라야 페루 총리,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 왈테르 아스뚜디요 페루 국방부 장관(왼쪽 세 번째부터). 사진제공 |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과 페루 시마조선소가 함정 3종, 4척에 대한 공동착공식을 진행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주원호 특수선사업대표, 구스타보 아드리안센 올라야 페루 총리,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 왈테르 아스뚜디요 페루 국방부 장관(왼쪽 세 번째부터). 사진제공 |HD현대중공업



K-방산의 중남미 진출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페루 국영 시마(SIMA)조선소에서 ‘페루 함정 프로젝트’의 착공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이 페루 해군에 수출하는 함정 3종(호위함, 원해경비함, 상륙함) 4척에 대한 공동 착공 행사다. 강재절단식( 선박 건조 과정의 첫 단계로, 함정이나 선박 제작에 필요한 철판을 처음으로 절단하는 의식) 및 용골거치식(선박 건조 과정에서 배의 골격이 되는 용골〈Keel, 선박의 중심 기둥〉을 설치하는 단계)을 시작으로 페루 해군의 핵심 전략 자산이 될 함정들이 건조에 들어갔다.

이날 행사에는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 구스타보 아드리안센 총리, 왈테르 아스뚜디요 국방부 장관, 루이스 호세 플라르 피가리 해군참모총장 등 페루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HD현대중공업에서는 주원호 특수선사업대표가 함께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함정들은 2026년부터 차례대로 페루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시마조선소의 현지 건조 체계를 활용해 제작되며, HD현대중공업은 첨단 설계 기술과 조선 공정 노하우를 지원할 계획이다.

‘페루 함정 프로젝트’는 지난해 4월 HD현대중공업이 수주한 약 6406억 원 규모의 방산 계약으로, 정부와 민간이 협력한 ‘팀코리아(Team Korea)’의 대표적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향후 K-방산의 해외 진출을 위한 성공 사례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디나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착공식에서 “이번 착공식은 페루 조선업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이 프로젝트가 페루 해군의 현대화를 촉진하고 국가 경제 성장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밝혔다.

HD현대중공업 주원호 특수선사업대표는 “이번 착공식은 K-함정이 중남미 시장에 진출하는 첫걸음”이라며 “최고의 기술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해 양국 간 방산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HD현대중공업은 한-페루 방산 협력의 일환으로, 울산대와 협력해 시마조선소의 기술인력 12명을 초청, 13일부터 2주간 진행되는 조선해양공학 교육 프로그램(Naval Architecture Training Program)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페루 기자재 업체들과의 협력 강화 등 현지 조선산업의 경쟁력 제고에도 힘쓸 방침이다.

HD현대중공업은 함정 분야 첨단 기술력을 기반으로 필리핀,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등 주요 국가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현지 건조 체계와 기술 이전 표준화를 통해 환태평양 지역 거점을 구축하는 ‘환태평양 벨트화 비전’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