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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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인 2015년, 17세 태국 소녀가 홀로 낯선 한국 땅을 밟았다. 기댈 곳도,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이곳에 혈혈단신 날아온 이유는 단 하나. 오로지 케이(K)팝을 향한 뜨거운 열망 때문이었다.

이젠 명실상부한 ‘케이팝 퀸’이 된 그룹 (여자)아이들 멤버 민니의 이야기다. 그는 10년 전 케이팝이 좋아 다니던 댄스학원에서 오디션에 덜컥 합격하고, 2018년 (여자)아이들 멤버로 데뷔하며 인생이 “상상 이상”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11월 멜론 뮤직 어워드(MMA) 대상 트로피를 거머쥐며 그토록 꿈꾸던 케이팝 스타로서 최정상 자리에도 올랐다. 수상 직전, 5명 멤버 전원이 현 소속사인 큐브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에 성공하며 ‘마의 7주년’이란 편견까지 보기 좋게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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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니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21일 미니 1집 ‘허’(HER)를 통해 데뷔 후 처음으로 솔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날 서울 성동구 큐브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열린 솔로 앨범 기념 인터뷰에서 민니는 “솔로 데뷔를 앞두고 많이 떨린다”고 했다.

“다른 멤버들에 이어 언젠가 내 차례가 올 거라 생각하고 차근차근 준비해왔어요. 그런데 어쩌다 보니 재계약 이후 팀 내 첫 행보가 제 솔로 앨범이어서 부담감이 커진 것도 사실이에요. 더 많은 시선이 쏠릴 테니까요. 그럴수록 멋진 모습 보여주잔 마음이 커졌죠.”

솔로 활동을 향한 그의 다부진 각오는 직접 작곡·작사한 7개 트랙리스트로 꽉 채운 미니 앨범에도 진득하게 묻어난다. 강렬한 매력의 ‘허’부터 잔잔한 미성이 돋보이는 ‘익숙해’까지 다채로운 민니 모습이 담긴 자작곡들이 마치 “다이어리”처럼 앨범에 담겼다.

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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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타인스 드림’처럼 4~5년 전 작업한 곡들까지 다 꺼냈어요. 민니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피처링에도 힘썼죠. ‘허’의 작사 작업에 참여한 래퍼 빅나티는 별다른 인연이 없었지만 평소 멋진 노랫말을 쓴다고 생각해 특별히 부탁했고, 같은 태국 출신인 웨이션브이(WayV) 텐 오빠에겐 직접 전화해서 ‘옵세션’ 듀엣을 청했어요.”

그는 “처음엔 생활 방식도 낯설었던 한국에서 이제 한국어 가사까지 쓰다니 상상하지 못했다”며 웃었다. 그런 민니를 버틸 수 있게 해준 건 “아직도 내 노래를 매일 궁금해 해주는” 부모님과 지금은 또 다른 ‘가족’이 된 멤버들이었다.

“힘들 때도 분명 있었지만, 부모님께서 날 쉽게 한국에 보낸 게 아니란 걸 잘 아니까 버틸 수 있었어요. 멤버들이 없었다면 더 힘들었겠죠. 이번 준비 하면서도 멤버들이 ‘남의 시선 생각하지 말고, 하고 싶은 거 다 해’라고 말해줬어요. 그럼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요. 멤버들 말을 믿길 잘했어요. 이 멋진 친구들과 앞으로도 함께여서 행복해요. 서로 가릴 것 없이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눈 재계약 기간을 거치며 오히려 우린 더 강해졌어요.”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