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노사가 임금협상에 진통을 겪고 있다. 사진은 포항2공장 전경. 사진제공ㅣ현대제철

현대제철 노사가 임금협상에 진통을 겪고 있다. 사진은 포항2공장 전경. 사진제공ㅣ현대제철




노조 파업에 맞서 당진제철소 냉연공장 일부 라인 직장 폐쇄 초강수
하루 1만8000t, 이달 들어서만 27만t 생산 손실로 피해액도 254억원
포항공장 당장 조업차질 없지만 장기화할 경우 어느 정도 영향 미칠 듯

현대제철 노사가 심각한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시달리고 있다.

현대제철은 노동조합의 반복적인 파업에 맞서 지난 24일 당진제철소 냉연공장 일부 라인을 직장폐쇄 하는 초강수를 들고나왔다. 지난 1953년 회사 창립 이후 처음이다.

이날 직장폐쇄 조치로 하루 1만8000t, 연간 450만t의 냉연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들어서만 27만t의 생산 손실이 발생했고, 이에 따른 피해액도 254억원에 달한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현대제철 포항공장도 당진공장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진제철소의 직장폐쇄 조치가 당장 포항공장 조업에까지는 차질을 빚지 않고 있지만 냉연공장 가동이 장기간 중단될 경우 그 영향이 어느 정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번 직장폐쇄는 노조의 무리한 요구에 견디지 못한 사측의 불가피한 조치로 풀이된다.

현대제철 사측은 기본급 450%에 현금 1000만 원을 포함한 성과급을 노조 측에 제안했으나 노조는 현대차와 기아가 받은 기본급 500%+현금 1800만원과 같은 수준을 요구하며 거절했다. 직원 약 1만1000명에 인당 약 2650만원의 수준을 받을 수 있는 금액이다.

더욱이 노조는 퇴직자 대상 차량 구매 시 20% 할인 혜택, 직원 차량 구매 시 1000만원 무이자 대출 지원 등을 추가로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제철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3144억원으로 전년(7983억 원) 대비 60% 감소했고, 성과급을 현대차 수준으로 지급할 경우 473억원 흑자에서 650억원 적자로 전환된다. 노조 측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측은 매년 반복되는 노조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이번에 직장폐쇄라는 초강수를 들고 나온 것이다.

직장폐쇄는 노조의 파업 쟁의 행위에 맞서 사용자(회사 측)가 법적으로 취할 수 있는 쟁의 행위다. 노조의 근로 행위를 중단하고 임금을 지급하지 않을 수 있고 노사 갈등이 첨예한 경우, 사측 교섭에 유리한 조치도 될 수 있다.

이번 직장폐쇄는 현대제철뿐 아니라 완성차 및 가전업체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냉연강판은 자동차, 가전제품, 전자부품 등의 핵심 소재여서 생산 중단이 장기화할 경우 관련 업계의 공급망 차질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포항ㅣ김명득 스포츠동아 기자 localdk@donga.com


김명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