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는 지난 시즌 후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을 선임했지만, 결과는 ‘5시즌 연속 봄배구 진출’의 좌절이었다. 하루빨리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해야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사진제공|KOVO

우리카드는 지난 시즌 후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을 선임했지만, 결과는 ‘5시즌 연속 봄배구 진출’의 좌절이었다. 하루빨리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해야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사진제공|KOVO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의 5시즌 연속 봄배구 진출 도전이 좌절됐다. 5일 수원체육관에서 벌어진 한국전력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정규리그 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3으로 패한 결과다. 승점 1 수확에 그친 4위 우리카드(16승17패·승점 46)는 3위 KB손해보험(21승11패·승점 60)과 승점차를 더 좁히지 못하면서 봄배구 진출 실패가 확정됐다.

최근 V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으로 도약한 우리카드에는 몹시도 아쉬운 결과다. 우리카드는 2018~2019시즌 신영철 전 감독 체제에서 창단 첫 봄배구 진출에 성공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시즌이 조기에 종료된 2019~2020시즌을 제외하면 매 시즌 봄배구 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우승에 목이 말랐다. 신 전 감독과 함께한 지난 6시즌 동안 꾸준히 봄배구 무대에 올랐지만, 단 한번도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이루진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 시즌 후 신 전 감독과 재계약하는 대신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브라질)을 선임했다.

당시 우리카드는 챔피언 결정전에서 맞붙은 대한항공과 OK저축은행이 각각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핀란드)과 오기노 마사지 감독(일본) 선임 이후 나아진 모습을 보고 큰 자극을 받았다. 그 무렵 현대캐피탈과 KB손해보험이 각각 필립 블랑 감독(프랑스)과 미겔 리베라 전 감독(스페인)을 선임한 것도 우리카드의 파에스 감독 선임에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파에스 감독과 함께한 첫 시즌은 아쉬움만 남았다. 트로피는 고사하고 올 시즌 남긴 유산이 없다는 게 뼈아프다. 외국인 사령탑을 선임한 다른 구단들이 각자의 색채를 드러내며 체질 개선, 영건 발굴에 성공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당분간 후유증에 시달릴 우려도 있다. 파에스 감독 선임을 주도했던 구단 수뇌부 대다수가 이미 떠났거나 곧 떠날 예정이어서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파에스 감독은 봄배구 진출 좌절 직후 “성적보다 중요한 것은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봄배구 무대에 올랐던) 과거에는 내가 없었기 때문에 생각하지 않는다”며 입을 닫았다. 우리카드와 파에스 감독의 계약기간은 다음 시즌까지인데, 하루빨리 분위기를 수습해야 다시 일어설 수 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