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훈이 백발로 안방극장에 돌아온다.

6일 오후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라마다서울 신도림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JTBC 새 토일드라마 ‘협상의 기술’(연출 안판석 극본 이승영) 제작발표회. 행사에는 배우 이제훈, 김대명, 성동일, 장현성, 오만석, 안현호, 차강윤, 안판석 감독이 참석했다.

‘협상의 기술’은 전설의 협상가로 불리는 대기업의 M&A 전문가와 그 팀의 활약상을 그린 작품이다. ‘하얀거탑’, ‘밀회’,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봄밤’, ‘졸업’ 등을 연출한 안판석 감독 신작이다. 협상계의 전설이자 백사(白蛇) 윤주노(이제훈 분)가 굴지의 대기업 산인 그룹의 부채 11조 원을 해결하는 과정을 담는다. 기업 존폐를 가르는 ‘자본주의의 정수’ M&A 과정뿐만 아니라 각 인물 간 치열한 심리전이 펼쳐진다.

연출을 맡은 안판석 감독은 “‘협상의 기술’은 진짜 재미있는 작품이다. 요즘 빠른 배속으로 본다고 하는데 정속으로 봐도 재미있을 작품”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떨리면서도 기대된다”고 첫 방송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이제훈 역시 “‘협상의 기술’은 굉장히 자랑스러운 작품이다. 평소 존경하던 감독님과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고 기뻤다. 최고의 배우들과 앙상블을 이뤄 영광이었다. 대만민국에서 이런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게 고무적이었다. 자신 있게 권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이제훈은 ‘협상의 기술’을 위해 백발이라는 파격 변신을 감행했다. 이에 대해 안판석 감독은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부터 백발 설정이었다. 그런데 대본을 읽다 보니 백발이라는 게 내 머리에 각인됐더라. 그래서 백발 외에는 상상할 수 없었다. 백발을 밸 생각을 하지 않았다”라며 “백발을 하려면 촬영 전 3~4시간 먼저 현장에 와야 한다. 이제훈은 촬영 분량도 많은데, 늘 4시간 먼저 왔다. 그걸 끝까지 참고 완주했다”고 설명했다.

이제훈은 “배우로서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기 마련이다. 백발하고 연기한다는 것에 솔직히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았다. 어색해 보일 수도 있고 캐릭터가 백발인 것을 (시청자들이) 이해할지도 의문이었다. 외형적인 백발을 들었을 때 걱정 많았다. 그런데 ‘백사’가 백번 사고하고 행동한다는 뜻이라고 생각해 정말 사람들에게 처음 보일 때 미스터리하지만 협상가로서 깊이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느낌이었다. 어려울 수 있지만 용기 내 시도했다. 결과적으로 너무 마음에 든다”라고 이야기했다.

안판석 감독은 배우에게 연기적인 자유를 주는 연출자로 유명하다. 다작 배우인 성동일조차 촬영 현장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낼 정도다. 성동일은 “안판석 감독과 작품하면서 주변에 ‘이렇게 재미있게 연기하는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라고 했었다. 안판석 감독은 무조건 배우가 마음껏 연기 할 수 있게 한다. ‘마음껏 연기하라’는 말을 얼마 만에 들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주변에 ‘(현장이) 재미있다’는 말을 정말 많이 했다. ‘협살의 기술’을 정말 즐겁게 찍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장현성은 “(성동일이) 이번에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싼 개런티를 받는 사람이다. 이 작품 끝나고도 3~4개 작품을 더 한 걸로 알고 있다”고 폭로했다. 성동일은 “애가 셋이다”라고 받아쳐 웃음을 자아냈다.

안판석 감독 직전 연출작 ‘졸업’을 통해 데뷔한 차강윤 역시 안판석 감독에 대한 감사함을 전했다. 차강윤은 “데뷔도 감독님 통해 하게 됐다. 감사함을 넘어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그런데 ‘협상의 기술’ 캐스팅 제안을 주셨을 때가 지난해 이맘때다. 내 생일이었다. 큰 생일선물을 받은 거 같아 더할 나위 없이 영광이었다. 진짜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그러자 안판석 감독은 ‘졸업’ 당시 오디션을 진행했는데 당시 오디션을 통과한 배우가 안현호와 차강윤이었다고 두 배우를 치켜세웠다.

뜬금없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폭싹 속았수다’와 비슷한 시기 첫선을 보이는 것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이제훈은 “(‘폭싹 속았수다’) 개인적으로 너무 기대되는 작품이다. 다만, 우리 작품과 장르와 색깔이 다르다. 두 작품 모두 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실 ‘협상의 기술’이 경쟁작은 ‘폭싹 속았수다’가 아니라 ‘보물섬’, ‘언더커버 하이스쿨’, ‘마녀’, ‘감자연구소’다. 이중 시청률과 화제성을 선점한 ‘보물섬’, ‘언더커버 하이스쿨’이 ‘협상의 기술’이 넘어야 할 산으로 꼽힌다. ‘협상의 기술’은 ‘보물섬’, ‘언더커버 하이스쿨’을 넘어설 수 있을까.

‘협상의 기술’은 8일 밤 10시 30분 첫 방송된다.

홍세영 동아닷컴 기자 project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