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인 카르멘이 포함된 걸그룹 하츠투하츠와 2명의 필리핀 국적 멤버가 있는 유니스(위부터).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F&F엔터테인먼트

인도네시아인 카르멘이 포함된 걸그룹 하츠투하츠와 2명의 필리핀 국적 멤버가 있는 유니스(위부터).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F&F엔터테인먼트


케이(K)팝 무대에서 더 이상 ‘국적’은 중요하지 않다. 세계로 뻗어나가는 케이팝의 영향력을 따라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다양한 국가 출신 연습생들이 ‘케이팝 본토’ 한국에서 연달아 데뷔 출사표를 던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시선을 잡아끄는 대목은 미국, 캐나다, 중국, 일본 등 이미 케이팝 팬들에게 익숙한 국적이 아닌 새로운 나라에서 발굴된 멤버들이 대거 데뷔했다는 점이다. 최근 변화에 대해 가요계 안팎에서는 케이팝 수요층이 확고하게 자리 잡은 북미, 아시아를 넘어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대형 소속사들의 움직임이 반영된 결과란 반응이 나온다.

하츠투하츠 카르멘.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하츠투하츠 카르멘.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가 5년 만에 내놓은 8인조 신인 걸그룹 하츠투하츠가 대표적이다. 멤버 카르멘은 케이팝 무대에서는 보기 드문 인도네시아 국적으로, 약 2년의 연습 기간을 거쳐 하츠투하츠 멤버가 됐다. 덕분에 인도네시아 매체들이 카르멘의 데뷔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고, 현지 유튜브에서 하츠투하츠의 데뷔곡 ‘더 체이스’가 인기 차트 1위에 오르는 등 인기다.

카르멘의 데뷔 배경에는 현지의 케이팝 인기가 주요하게 작용했다. 카르멘은 데뷔 쇼케이스에서 “고국에서 소녀시대의 음악을 들으며 케이팝 가수의 꿈을 키웠다. 현지 케이팝 인기는 대단하고, 친언니도 케이팝 열혈 팬”이라고 말했다.

유니스 엘리시아와 젤리당카(왼쪽부터). 스포츠동아 DB

유니스 엘리시아와 젤리당카(왼쪽부터). 스포츠동아 DB

4월 컴백하는 걸그룹 유니스는 필리핀 국적의 엘리시아, 젤리당카의 힘으로 데뷔 1년차인 지난해 현지에서 대규모 팬사인회 투어를 돌았다. 뛰어난 보컬, 댄스 실력을 자랑하는 두 멤버는 SBS 걸그룹 오디션프로그램 ‘유니버스 티켓’에서 필리핀 팬들의 ‘화력’이 모이면서 데뷔 티켓을 거머쥐었다.

베트남, 태국도 점차 케이팝 구성 비중을 높이고 있다. 무려 5개 국적 멤버가 모인 7인조 아크에서는 베트남 멤버 끼엔이 현지 국영방송사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인기를 끌어올렸다. 2PM 닉쿤, 블랙핑크 리사, (여자)아이들 민니 등을 배출한 태국에서는 YG엔터테인먼트의 실력파 걸그룹 베이비몬스터의 파리타, 치키타가 데뷔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