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문화재단 팀장, 아내 명의 업체로 40억 원 용역 ‘꿀꺽’… 수사 의뢰

●무자격 아내 업체에 40억 원 하도급… 40억 원 편취
●아내 업체로 ‘일감 몰아주기’… 40억 원 부당 이득 ‘논란’

권익위 유적 이전·복원 용역 계약 흐름도. 사진제공｜국민권익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유철환, 이하 국민권익위)는 경기도문화재단 소속 공직자가 아내 명의의 업체를 통해 부당하게 용역을 수주하고 사업비를 편취한 사건을 적발해 감독기관과 대검찰청에 이첩했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권익위에 따르면 해당 공직자인 A팀장은 20여 년간 발굴 유적의 이전·복원 업무를 담당해 왔다. A팀장은 문화재발굴 전문업체의 대표인 B문화재연구원장과 직무 관련자로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부당 하도급으로 40억 원 용역 수주

서울의 한 재개발구역에서 유적이 발굴되면서 B문화재연구원장은 80㎡ 규모의 유적 이전·복원 용역을 2억 원에 수주하고, 이를 A팀장이 근무하는 경기도문화재단에 하도급했다. 이후 추가로 3,000㎡ 규모의 유적이 발견되자 B문화재연구원장은 40억 원 상당의 추가 용역을 수주했다.

A팀장은 이 정보를 사전에 입수하고 B문화재연구원장과 공모해 아내 명의로 급히 업체를 설립했다. 설립 후 10일 만에 이 업체는 B문화재연구원장으로부터 40억 원 상당의 하도급을 수주했다. 그러나 해당 업체는 문화재 발굴 조사기관으로 등록되지 않은 무자격 업체였다. 소재지도 공유오피스로 밝혀졌다.

●추가 부당 계약 및 허위 출장 의혹

이들의 공모는 이후에도 지속됐다. A팀장 아내의 업체는 수도권의 또 다른 유적 이전·복원 용역을 2억 원에 하도급받았다. 계약서의 공식 연락처에는 A팀장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가 기재돼 있어 실질적으로 그가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A팀장은 아내 업체의 사업 수행을 위해 문화재단에 허위 출장을 신청해 사업지를 방문했다. 중장비 임차료와 자재 구입 명목으로 문화재단의 예산을 유용한 정황도 포착됐다.

●권익위, 철저한 수사 촉구

이명순 국민권익위 부패방지 부위원장은 “공공기관의 책임자가 직무상 정보를 악용해 거액의 부당이득을 취한 중대한 사건”이라며 “청렴한 공직문화 조성과 문화유산 보존을 위해 관련 기관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기도문화재단 인권감사실 관계자는 “권익위의 보도자료를 통해 사건을 인지했다”며 “2024년 11월부터 유적 발굴 관련 자료 요청이 있었으나, 이번 사건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기｜장관섭 기자 localcb@donga.com


장관섭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