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씨 아저씨’ 때문에 ‘학’ 씨라는 성이 있는 줄 알았다!”

전 세계를 사로잡은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후반부로 접어들며 주연한 아이유와 박보검 못지않은 존재감을 드러낸 이가 있다. 극중 일명 ‘학씨’라고 불리는 도동리 어촌계장 부상길 역을 맡은 최대훈이다.

애순(아이유)이 꿈을 포기하고 부상길의 재취 자리로 들어가려고 했다 무산되자 애순과 관식(박보검)을 사사건건 괴롭히고, 기분이 불쾌하거나 못마땅할 때마다 입버릇처럼 “학(확)~ 씨”라고 내뱉는다. 비리와 불법 등 나쁜 일만 저질러 동네 사람들에게 ‘학씨’로 불린다.

드라마에서 거친 말투와 폭력적인 행동 등을 일삼는 유일한 악역이다 보니, 각종 SNS와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학씨 아저씨’의 ‘짤’과 ‘쇼츠’ 등으로 도배되다시피 하고 있다.

특히 ‘학씨’에 대한 팬들의 ‘폭풍’ 검색으로 한국에 101명의 ‘학’(郝) 씨 성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까지 알려질 정도로 최대훈에 쏠린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말해준다.

덕분에 최대훈은 2007년 데뷔 후 최고 인기를 얻으며 드라마의 최대 수혜자로 떠오르기도 했다.

최대훈이 악역으로 주목받았다면, ‘잠녀 군단’은 ‘천사’로 눈길을 끈다. 차미경, 이수미, 백지원 등은 제주 해녀들의 강인한 삶과 가족 간 유대감을 형성해 주목받고 있다.

제주도 방언으로 해녀를 뜻하는 ‘잠녀’ 3인방은 일찍 세상을 떠난 애순의 엄마 점례(염혜란)를 대신해 애순을 살뜰하게 보살피는 ‘이모’와 같은 존재들이다.

이들은 구수한 사투리만큼이나 정이 넘친다. 목숨을 내걸고 바다 깊숙이 들어가 ‘물질’을 하지만, ‘가족’으로 생각하는 애순에게는 모든 걸 내어주며 그와 희로애락을 함께한다.

저마다 20~30년이 넘는 연기 경력을 바탕으로 극의 균형감을 잡는 동시에 드라마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