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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 회복을 다짐하고 있는 제이콥 디그롬(37, 텍사스 레인저스)가 이번 시즌 첫 등판에서 부활의 향기를 피워내는데 성공했다.

텍사스는 3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에 위치한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와 홈경기를 가졌다.

이날 텍사스 선발투수로 나선 디그롬은 5이닝 동안 73개의 공(스트라이크 49개)을 던지며, 2피안타 무실점 6탈삼진으로 호투했다. 볼넷은 2개.

단 이날 호투가 승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디그롬은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갔으나, 6회 구원진이 블론세이브를 범해 노 디시전을 기록했다.

반면 텍사스는 1-2로 뒤진 6회 공격에서 와이어트 랭포드와 아돌리스 가르시아의 홈런이 터지며, 3-2 역전승을 거뒀다.

디그롬은 1회를 삼자범퇴로 막은 뒤, 2회 1사 후 2루타와 볼넷으로 위기를 맞았으나, 코너 웡과 데이비드 해밀턴을 범타 처리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또 디그롬은 3회 선두타자 피안타에도 탈삼진 2개를 곁들이며 위기에서 탈출했고, 4회 2사 2루 상황에서는 웡을 삼진으로 잡았다.

이후 디그롬은 마지막 이닝이 된 5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몸에 맞는 공을 내줬으나, 라파엘 데버스를 삼진 처리했다. 이에 무실점 투구를 완성했다.

비록 전성기 시절에 비할 수는 없는 투구 내용. 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 역시 98.1마일로 전성기에 비해 떨어진다.

하지만 디그롬은 이날 충분히 자신의 몫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있는 투구를 펼쳤다. 이제 디그롬은 투구 이닝을 조금씩 더 늘려갈 예정이다.

앞서 디그롬과 텍사스는 지난 2023시즌을 앞두고 5년-1억 8500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했다. 텍사스는 부상 우려 속에서도 디그롬에게 초대형 계약을 안겼다.

이후 우려는 현실이 됐다. 디그롬은 단 6경기에만 나선 뒤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수술)을 받았다. 이는 뉴욕 메츠 시절부터 계속 언급되어 온 일.

이제 디그롬은 사실상 텍사스에서의 첫 시즌 첫 경기를 치렀다. 지난 2023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6경기와 3경기 출전에 그쳤기 때문.

한때 현역 최고의 투수에서 인저리 프론의 대명사가 된 디그롬이 이번 시즌 명예 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성운 동아닷컴 기자 madduxl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