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오전 현대제철 포항공장 정문에는 노조측에서 설치한 농성천막이 흉물스럽게 자리잡고 있어 노사갈등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사진ㅣ김명득 기자
노조 측-의도적 교섭 지연…파국에 대한 책임은 사 측이 져야
회사 측-원론적인 얘기만 거듭할 뿐 아직 공식 입장없이 침묵
현대제철 노동조합이 오는 8일 오전부터 무기한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포항공장에도 무거운 침묵이 흐르고 있다. 회사 측-원론적인 얘기만 거듭할 뿐 아직 공식 입장없이 침묵
금속노조 현대제철지회는 지난 3일 서울 중구 금속노조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대제철 정규직, 비정규직, 자회사 대표자들은 사용자가 진지하게 교섭에 임하지 않으면 오는 8일 오전 7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 측은 오는 7일까지 교섭의 문을 열어 놓고 사측이 성실히 임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이 성실히 임하지 않아 교섭이 결렬될 땐 그 책임은 회사 측에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회사 측은 노조의 추가 교섭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노조 측은 회사 측이 최근 몇 년간 의도적으로 교섭을 지연시켜 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2017년과 2019~2023년 교섭은 회사 측이 불성실하게 임했기 때문에 제때 마무리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올해도 지난해 8월부터 교섭을 시도했으나 회사 측이 불참해 행정지도를 받은 뒤에야 교섭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교섭에서 성과급 논의만 집중되고, 산업안전과 복지 제도에 대한 논의는 충분히 다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용광로와 독극물 취급 등 위험한 작업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한 구체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제철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최근 포항공장에서 20대 근로자 1명이 숨지는 등 그동안 6명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4일 오전 현대제철 포항 1공장은 별다른 이상없이 직원들이 평상시와 동일하게 근무하고 있으나 오는 8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면 어떻게 달라질지 알 수 없다. 1공장 정문에는 노조 측에서 설치한 천막이 노사갈등의 현주소를 그대로 대변해 주고 있다.
노조 측은 포항 2공장 가동 중단과 타 공장 전환배치, 희망퇴직 신청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사가 미국에 8조 원을 투자한다고 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 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또 성과급 문제에 대해서도 사용자 측이 자의적인 기준을 적용했다고 주장했다. 현대차그룹의 ‘양재동 노무관리 가이드라인’을 따라 성과급을 제한했고, 최근 업황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제시된 성과급은 주요 그룹사들과 비교해 최하위 수준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제시된 성과급 규모가 450%와 일시금 1000만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현대제철 포항공장 측은 원론적인 얘기만 거듭할 뿐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포항ㅣ김명득 스포츠동아 기자 locald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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