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쉐량 BYD 아시아태평양 총괄 대표 “한국은 전략 거점…기술과 신뢰로 브랜드 정착할 것”

입력 2025-04-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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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쉐량 BYD 아시아태평양 총괄 대표는 “한국은 전기차 전환이 빠르고 기대 수준이 높은 시장”이라며 “기술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브랜드 정착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제공 |BYD

류쉐량 BYD 아시아태평양 총괄 대표는 “한국은 전기차 전환이 빠르고 기대 수준이 높은 시장”이라며 “기술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브랜드 정착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제공 |BYD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 중인 중국 BYD가 올해 1월 한국 승용차 시장에 공식 진출한 데 이어, 3일 ‘2025 서울모빌리티쇼’를 통해 국내 모터쇼 무대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BYD 아시아태평양 총괄 류쉐량 대표는 현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처음으로 한국 언론과 공식 대면하고, 한국 시장 진출의 배경과 전략, 제품 포트폴리오, 기술 경쟁력 등을 소개했다. 류 대표는 “한국은 전기차 전환이 빠르고 기대 수준이 높은 시장”이라며 “기술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브랜드 정착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아래는 일문일답.

Q. 한국 전기차 시장은 점차 고급화되고 있으며, 브랜드 충성도와 감성적 가치가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BYD는 이러한 흐름에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

-전기차 시장은 이제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되는 초기 단계다. 이 과정에서 ‘감성 브랜드’라는 개념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통해 쌓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딜러사와 협력해 더욱 다양한 시승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한국 소비자들이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차이를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 소비자가 BYD 차량을 직접 체험하는 과정에서 성능과 품질, 안전성에 대한 신뢰가 쌓이면 그것이 곧 ‘브랜드 이미지’가 된다고 생각한다.

Q. 친환경차 인증과 보조금 확정이 지연되면서 초기 시장 대응이 늦어졌다는 지적도 있는데.

-BYD는 한국에 처음 진출하는 신규 브랜드다. 한국 정부와 제도에 대한 이해와 준비가 필요했고, 때마침 새로운 기준들이 저희에게 적용되면서 인증 일정이 다소 지연됐다. 한국 시장은 단기 성과보다는 장기 신뢰를 쌓아야 하는 무대다. 인증, 보조금, 고객 커뮤니케이션 하나하나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

Q.BYD는 브랜드 정착을 중요한 과제로 강조해오고 있는데 ‘정착’의 기준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BYD가 하나의 브랜드로서 ‘정착했다’는 판단은 단순한 판매량보다는, 소비자 인식의 깊이에 달려 있다고 본다. BYD는 지난 10년간 한국에서 전기 상용차, 특히 전기버스를 꾸준히 공급해왔다. 그동안 서울, 수도권, 지방에서 점차 공급량이 늘고 있다. 이는 한국 소비자와 산업계가 BYD를 ‘인정’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승용차 역시 같은 방식으로, 느리지만 확실하게 인식을 넓혀갈 계획이다.

Q. 현대차와 기아차가 절대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유는 무엇이고, BYD에게 한국은 어떤 시장인가?



-BYD는 자동차 사업에 뛰어들기 전부터 삼성, LG 등 한국 기업들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어 왔다. 한국은 단순한 시장이 아니라, BYD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의 핵심 축이다. 기술적으로도 배터리, 반도체 등 모든 가치사슬이 연결돼 있다. 자동차 시장에서도 한국은 단지 ‘판매처’가 아닌 ‘전략 거점’이다.

Q. 서울모빌리티쇼에서 다양한 차종을 공개했는데, 각 모델이 지닌 시장 포지셔닝과 한국 시장을 겨냥한 제품 전략을 설명해달라.

-아토3는 뛰어난 가성비와 유려한 디자인, 실용적 사양으로 진입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반면 ‘씰(SEAL)’은 차세대 C2B(Cell to Body) 배터리 기술을 탑재한 세단으로, 고급 승차감과 전기차의 새로운 주행 경험을 제공한다. ‘실라이언’은 SUV 모델로 패밀리 고객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모든 모델은 각각의 포지셔닝이 명확하다. 또한 아직 출시 일정을 확정하지 않은 프리미엄 모델들도 한국 시장의 반응에 따라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Q. BYD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이런 확장을 가능하게 한 핵심 경쟁력은 무엇인가?

-경쟁력의 핵심은 ‘내재화’다. 배터리, 모터, 전기 제어 시스템 등 전기차의 핵심 부품을 모두 자체적으로 생산한다. 여기에 강력한 수직 계열화 능력과 대규모 생산 역량이 더해져 있다. 작년에는 글로벌 427만 대를 판매했습니다. 이는 생산 능력 이상의 시장 대응 능력을 보여주는 수치다.

Q. BYD의 가격 전략이 궁금하다. 현재 시장에는 저가 공세와 프리미엄 포지셔닝이라는 양극단의 전략이 공존하고 있는데, BYD의 방향성은?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BYD는 일관되게 ‘합리적 가격’을 추구한다. 특정 시장에서 무조건 싸게, 혹은 고가로만 접근하는 이분법적 전략은 우리와 맞지 않는다. ‘가성비’가 아닌 ‘가치 중심 가격’을 지향한다.

Q. 최근 샤오미 전기차 화재 사고로 인해 전기차 배터리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BYD는 차량의 안전성과 관련해 어떤 기술적 대응과 전략을 갖고 있나?

-BYD는 전 세계에서 1200만 대 이상 친환경 차량을 공급했다. 이 중 배터리로 인한 화재 사례는 없다. 배터리 셀, 모듈, 제어 시스템을 모두 직접 설계하고 제조하기 때문에그만큼 안전성에 대한 자신감이 크다.

Q. 국내에서는 아직 일반 정비소의 전기차 정비 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BYD는 한국내 정비 생태계 강화를 위한 기술 공유나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의 계획을 가지고 있나?

-아직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없지만,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의지는 매우 높다. 특히 고전압 시스템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안전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내 전기차 정비 생태계 확장을 위해 필요한 정보와 기술을 공유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유관기관에서 좋은 제안을 준다면 열린 자세로 협력할 생각이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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