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조기 대선’ 분위기 극장가로…관련 다큐 봇물

사진제공｜시네마달·뉴스타파·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엣나인필름(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지난 4일 헌법재판소 재판관 8명의 전원일치 의견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파면된 가운데, ‘탄핵 분위기’를 탄 영화들이 극장가에 잇달아 걸리고 있다. 대통령 탄핵 이후 조기 대선 정국이 형성됨에 따라 이 같은 영화들이 어떤 반응을 얻을지 관심이 쏠린다.

가장 눈길을 끌고 있는 작품은 4월 중 재개봉을 확정한 다큐멘터리 영화 ‘어른 김장하’다. 경남 진주에서 60년 동안 한약방을 지키며 한평생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며 살아온 한약사 김장하 선생 생애를 다룬 다큐멘터리로, 2022년 MBC경남 2부작 특집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지역 지상파 콘텐츠 최초 백상예술대상 TV부문 교양 작품상을 받고 그해 영화로도 개봉됐던 작품이다.

정치와는 거리가 먼 이 다큐멘터리가 재조명된 이유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김장하 장학금’으로 공부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문 권한대행이 김장하 선생의 생신 축하 행사에 참석해 울컥하는 목소리로 감사 인사를 전하는 ‘어른 김장하’ 속 장면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영화를 향한 관심이 급증하고 관객 요청이 이어지며 배급사 시네마달은 이달 내 ‘어른 김장하’를 극장에 다시 걸기로 했다. 개봉 1년 6개월 만 극장에 다시 걸리기는 매우 이례적인 일로, CGV를 시작으로 전국 독립영화관까지 상영을 확대해 갈 예정이다.

23일에는 탐사보도 전문 매체 뉴스타파가 제작한 영화 ‘압수수색: 내란의 시작’이 개봉한다. 윤석열 정부 검찰의 뉴스타파 압수수색 등 언론장악 과정을 담은 영화로, 개봉을 앞두고 검찰 측에선 “형사소송법을 어겨 불법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이유로 재판부에 영화 상영 금지를 요청해 오히려 영화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조기 대선 정국 속 여야 정치인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도 잇달아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의 업적을 조명하는 ‘하보우만의 약속’이 이달 16일 개봉하며,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를 조명하며 조국혁신당 창당부터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이야기를 담은 ‘다시 만날, 조국’이 5월 14일 개봉을 확정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