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토너 이봉주.  스포츠동아DB

마라토너 이봉주. 스포츠동아DB


지구를 4바퀴 반을 뛴 마라토너 이봉주, 다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난치병 판정 이후 긴 재활을 거친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가 13일 열린 삼척황영조국제마라톤대회에서 5km를 완주하며 건강한 모습을 알렸습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황영조 감독, 김완기 감독과 함께 나란히 5km를 달리며 더욱 의미 있는 순간을 만들었습니다.

전날인 12일에는 제14회 양천 마라톤대회에도 참가했습니다. 이날 가수 션 씨와 함께 레이스를 펼친 이봉주 선수는 밝은 표정으로 코스를 완주하며 현장을 감동시켰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자신의 이름을 딴 ‘제3회 천안 이봉주 마라톤대회’에서 완주에 성공하며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동을 안겼습니다. 이처럼 이봉주 선수의 복귀는 매 순간이 기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2021년, 그는 ‘근육 긴장 이상증’이라는 희귀 질환 진단을 받고 공식 활동을 중단했습니다. 당시 “4년 동안 많이 힘들었다. 스스로 걷지 못해 휠체어를 이용해야 했던 때도 있었다”며 일상을 유지하기조차 어려웠던 상황을 전했습니다.

이봉주 선수는 올해 2월 KBS1 ‘아침마당’의 ‘쌍쌍파티 코너’에 출연해 “아내가 없었으면 움직이지도 못했을 텐데,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작년에 4년 만에 5km를 완주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아플 때는 30분이라도 내 몸으로 뛰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는데, 지금은 매일 아침 1~2시간씩 등산하고 달리기도 한다”며 회복에 대한 기쁨을 전했습니다.

그가 앓았던 ‘근육 긴장 이상증’은 뇌신경계 이상으로 인해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근육이 비틀어지거나 비정상적인 자세를 지속적으로 취하게 되는 신경학적 질환입니다.

이봉주 선수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 2001년 보스턴 마라톤 우승 등 수많은 기록을 남기며 대한민국 마라톤의 상징적인 존재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의 복귀는 단순한 마라톤 대회 참가를 넘어, 많은 이들에게 진한 감동과 용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