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배우 윤여정이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Apple TV+ ‘파친코’ 시즌2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배우 윤여정이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Apple TV+ ‘파친코’ 시즌2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세계가 주목하는 글로벌 배우로 우뚝 선 윤여정(77)의 용기 있는 ‘파격 고백’에 뜨거운 지지와 박수가 쏟아지고 있다. 성소수자를 다룬 할리우드 주연작을 선보인 그가 아들의 ‘커밍아웃’ 사실을 깜짝 고백했다. 이와 맞물려 영화 ‘미나리’로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수상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 일부 내용도 재조명되고 있다.

윤여정의 발언은 18일 북미 개봉한 그의 새 작품인 영화 ‘결혼피로연’ 홍보를 위해 버라이어티 등 여러 외신과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전해졌다. 윤여정은 신작 ‘결혼피로연’을 “개인적 경험과 이야기를 녹인 작품”이라고 소개하며 “첫째 아들이 2000년 (자신의 성정체성을 공개적으로 알리는) 커밍아웃했다”고 밝혔다.

영화 ‘결혼피로연’ 스틸, 사진제공|브리커 스트리트

영화 ‘결혼피로연’ 스틸, 사진제공|브리커 스트리트

대만 출신 리안(이안) 감독의 1993년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한 ‘결혼피로연’은 집안의 성화로 같은 성소수자 여성과 위장결혼에 나서는 남성이 겪는 소동을 그린다. 원작은 대만계 미국인 가족 이야기였지만, 한국계 미국인 감독 앤드루 안이 리메이크작을 연출하며 ‘한국계 가족 이야기’로 각색됐다.

극 중 동성애자 손주를 둔 할머니를 연기한 윤여정은 해당 인터뷰에서 손자 역의 한기찬과 호흡한 감동적인 연설 장면에 대해 “그 장면은 내 삶의 일부다. ‘너는 나의 손자야’란 대사는 앤드루 감독과 내 개인적인 경험을 나눈 후 함께 쓴 대사였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윤여정은 또 이번 작품 출연에 영향을 준 첫째 아들이 동성혼이 합법화된 뉴욕에서 가족 축하 속에 결혼식을 올렸다면서 “이제는 아들보다 사위를 더 사랑한다”고 특유의 위트를 발휘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에선 동성애자 자녀를 둔 부모들이 어려움을 겪는다. 한국에서 (나의 고백에) 어떤 반응이 나올지 모르겠다”는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영화 ‘결혼피로연’ 포스터, 사진제공|브리커 스트리트

영화 ‘결혼피로연’ 포스터, 사진제공|브리커 스트리트

윤여정의 용기 있는 고백과 의미 있는 영화 출연에 대중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평등’을 강조한 과거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 기념 인터뷰도 온라인에서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윤여정은 2021년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직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할리우드 내 아시아 배우들의 약진과 다양성 확대’에 관련한 질문에 성소수자의 상징으로 쓰이는 ‘무지개’를 언급하곤 “무지개에도 일곱 가지 색깔이 있다. 무지개처럼 모든 색을 합쳐서 더 예쁘게 만들어야 한다”고 답한 바 있다. 그는 “남성과 여성, 인종, 게이와 게이가 아닌 사람을 구분하고 싶지 않다. 우린 모두 평등한 사람이다. 서로를 이해하고 끌어안아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결혼피로연’을 통한 개인사 고백으로 화제의 중심에 선 윤여정은 한편, 차기작인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 시즌2를 통해서 여성 아시아 배우의 틀을 깨는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선보일 예정이다. ‘난 사람들’은 2023년 공개돼 세계적 극찬을 이끌며 골든 글로브, 에미상을 휩쓴 인기 미국 드라마로, 윤여정은 ‘억만장자 컨트리 클럽 오너’ 역을 맡는다. 오스카 아이작, 캐리 멀리건, 찰스 멜튼, 케일리 스패니 등 할리우드 배우뿐만 아니라 송강호도 출연한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