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는 국가 정책 소통 플랫폼 ‘열림’을 통해 지난 한 달간 진행한 전국 지방자치단체 공식 영문사이트 점검 프로젝트의 평가 결과를 발표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국가 정책 소통 플랫폼 ‘열림’의 첫 번째 프로젝트로, 국민과 함께 전국 17개 광역지자체((서울특별시, 부산광역시, 대구광역시, 인천광역시, 광주광역시, 대전광역시, 울산광역시, 세종특별자치시, 경기도, 강원특별자치도, 충청북도, 충청남도, 전북특별자치도, 전라남도, 경상북도, 경상남도, 제주특별자치도)의 글로벌 홍보 콘텐츠(공식 영문 사이트)를 점검하고 실질적인 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반크는 3월 1일,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며 국가 정책 소통 플랫폼 ‘열림’을 정식 출범했고, 이를 통해 시민 참여형 정책 거버넌스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열림’은 정부 정책과 콘텐츠를 국민과 투명하게 공유하고, 국민이 직접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국내외 시민들이 참여해 약 230건의 의견을 남겼으며, 각 지자체의 영문 사이트를 콘텐츠의 내용, 디자인, 접근성, 영향력을 기준으로 평가했다. 참여자들은 5점 척도를 기반으로 별점을 매기고, 구체적인 개선 의견을 댓글 형태로 작성해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피드백을 제공했다.

평가 결과, 다수의 지자체 사이트에서 자동 번역 기능에 의존한 번역 오류, 외국인을 위한 관광 및 생활 정보 부족, 지도에서 울릉도와 독도 누락 등의 문제가 지적됐다. 

특히,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의 배경지로 주목받은 제주특별자치도는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이 많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공식 영문 사이트가 자동 번역에만 의존하면서 페이지 로딩이 느리고 문맥에 맞지 않는 번역 오류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정보 탐색 과정에서 지연 현상이 발생하고, 중요한 관광 정보가 왜곡되거나 전달되지 않는 문제가 지속해서 제기됐다. 

이에 따라, 국제적인 관광도시로서의 위상에 걸맞은 고품질 다국어 콘텐츠 제공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다수 제기되었다. 외국인 사용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는 자동 번역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문화적 맥락과 언어의 뉘앙스를 반영할 수 있는 전문 번역과 편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충청북도, 경상남도, 전라남도 등 일부 지자체의 공식 사이트 내 지도에서는 울릉도와 독도가 누락된 사례도 확인되었다. 이는 대한민국의 영토를 국제사회에 소개하는 중요한 플랫폼에서 심각한 인식 오류로 이어질 수 있어 즉각적인 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반면, 반면, 일부 지자체는 외국인을 고려한 양질의 콘텐츠 구성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광주광역시는 5·18 민주화운동 관련 별도 설명 페이지와 외국인 전용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역 병원 정보를 구글 지도와 연동해 외국인 방문객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대전광역시는 외국인 거주자를 위한 온라인 상담 서비스, 한국어 교육, 글로벌 스터디 프로그램 등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있으며, 다문화 가정을 위한 ‘단우리’ 플랫폼과의 연계를 통해 세심한 배려를 보여줬다. 

부산광역시는 한국전쟁 관련 상징물과 가덕도 신공항 정보를 선제적으로 소개하고, 사용자 맞춤형 행사 정보 제공 기능 등을 통해 외국인 사용자 편의성을 높인 점에서 호평받았다.

반크는 이번 국민 참여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지자체별 개선 사항과 제안을 담은 종합 보고서를 오는 5월 2일 ‘열림’ 플랫폼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반크의 박기태 단장은 “한국은 이제 전 세계 2억 한류 팬의 눈과 귀가 주목하는 글로벌 문화강국이 되었지만, 한류 열풍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각 지자체가 영문사이트를 통해 한국의 깊은 역사와 찬란한 문화, 그리고 국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전략적 도시 이미지를 세계에 효과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프로젝트는 국민과 함께 도시 브랜드를 설계해 나가는 민주적 거버넌스의 실천”이라며, “이제 지자체의 해외 홍보 전략 역시 시민의 시선에서 출발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또한 “국민이 직접 참여해 해외 홍보 콘텐츠를 점검하고 개선을 제안하는 이 구조는 각 지자체의 글로벌 홍보 전략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선순환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소영 연구원은 “이번 프로젝트는 국민이 주체가 되어 각 지역의 영문 콘텐츠를 직접 점검하고 개선 의견을 제시한 의미 있는 시민 참여 사례”라며, “지역의 고유한 매력과 강점을 제대로 담아낸 영문 사이트는 대한민국 도시 브랜드를 세계에 효과적으로 알리는 핵심 창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승현 연구원은 “지자체의 영문 사이트는 해외에서 한국을 바라보는 중요한 창구인 만큼,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지역의 고유한 브랜드 스토리를 담아내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이번 프로젝트가 각 지자체의 글로벌 소통 역량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반크는 앞으로도 ‘열림’을 통해 역사, 외교, 문화, 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와 정책을 국민과 함께 점검하고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기존의 국가 정책 제안 플랫폼 ‘울림’과 연계해 시민이 직접 정책을 제안하고 만들어가는 ‘K-정책 한류’의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크는 ‘열림’과 ‘울림’을 기반으로 시민, 정부, 지자체 간의 소통을 강화하고, 대한민국 정책의 세계화를 이끄는 선도적 역할을 지속해 나갈 방침이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