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가 세계 최대 조선·해양 박람회서 ‘바다의 탈탄소 전환’을 위한 미래비전을 제시한다. 사진은 ‘노르시핑 2025’에 마련된 HD현대 부스 모습. 사진제공|HD현대

HD현대가 세계 최대 조선·해양 박람회서 ‘바다의 탈탄소 전환’을 위한 미래비전을 제시한다. 사진은 ‘노르시핑 2025’에 마련된 HD현대 부스 모습. 사진제공|HD현대


HD현대가 세계 최대 조선·해양 박람회인 ‘노르시핑 2025’ 현장에서 해양산업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며 전 세계 조선·해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3일부터 6일까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는 ‘노르시핑(Nor-Shipping) 2025’에는 전 세계 47개국에서 800여 개 기업이 참여하고, 3만여 명의 글로벌 참관객이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HD현대는 이번 박람회에서 ‘바다의 탈탄소화 전환’을 핵심 주제로 내세우고,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기술 혁신과 글로벌 협력의 방향성을 구체적으로 공유했다.

●차세대 LNG 추진 기술 글로벌 인증
HD현대는 최근 미국선급(ABS)으로부터 독자 개발한 고압이중연료(ME-GI) 추진 LNG운반선의 화물 운영 시스템에 대한 기본인증(AIP)을 획득했다. 이 시스템은 극저온 환경에서도 작동 가능한 압축·재공급 기술을 기반으로, 증발가스(Boil-off Gas)의 재활용 효율을 극대화했다. 선주는 연료 손실을 최소화하면서도 경제성과 운항 효율을 동시에 높일 수 있어 LNG 운송 시장에서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HD현대는 프랑스 선박기술 전문기업 GTT와의 협업을 통해 ‘사다리꼴 멤브레인 화물창’ 공동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 신개념 화물창은 선수 공간까지 활용 가능한 구조로, 화물 적재량을 최적화하고 안정성도 강화했다. 선박 구조 효율성과 연료 효율을 동시에 잡은 기술로 평가된다.

HD현대는 차세대 친환경 추진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영국 로이드선급(LR)과 함께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기반의 하이브리드 LNG운반선 공동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HD현대중공업과 HD한국조선해양이 시스템 설계와 개발을 맡고, 로이드선급은 기술 검증과 자문을 제공한다.

SOFC는 고온에서도 높은 전기 효율을 유지하며,기존 디젤 엔진 대비 탄소배출량을 대폭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HD현대는 이번 협력을 통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 차세대 선박 플랫폼을 확보하고, 글로벌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주도권을 공고히 할 계획이다.

●글로벌 정책 선도
 HD현대는 이번 박람회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 국내 조선사 최초로 글로벌 비영리 연구기관인 ‘MMMCZCS(Maersk Mc-Kinney Moller Center for Zero Carbon Shipping)’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이다.

MMMCZCS는 세계 최대 해운사 머스크를 포함한 90여 개의 글로벌 기업과 함께 탈탄소 해운 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으며, 국제해사기구(IMO)의 규정 제정에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기관이다. HD현대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암모니아 등 차세대 연료 전환 ▲선박 운항 최적화 ▲에너지 효율 증진을 위한 기술 규제 마련 등 국제 정책 수립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이와 관련해 HD현대 관계자는 “HD현대는 단순한 기술 공급자가 아니라,국제 정책을 함께 설계하고 주도하는 글로벌 해양산업의 파트너로서 역할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글로벌 조선·해양산업의 탈탄소 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미래 선박 기술의 새 표준 제시
이번 노르시핑 박람회에서 HD현대는 기술 시연과 함께 다양한 글로벌 기관과의 미팅도 병행하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이상균 HD현대중공업 대표, 장광필 HD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장 등 최고경영진이 현장을 직접 방문해 차세대 선박기술의 흐름과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 중이다.

HD현대는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에만 연 1조 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으며,수소·암모니아 연료 기술,스마트십 솔루션 등 다양한 미래 기술에 대한 상용화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자율운항 기반 ‘아비커스(Avikus)’ 솔루션이 중동 노선에서 성공적인 시범운항을 마쳤으며, 올해 상용 선박에 적용될 예정이다.

HD현대 관계자는 “이번 노르시핑 2025는 기술 홍보의 장이자, 글로벌 파트너들과의 미래 협력을 공고히 하는 자리”라며 “앞으로도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을 넘어 글로벌 해양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기술 혁신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