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줄여주는 비서들2’

채널A ‘줄여주는 비서들2’


“양념갈비요? 네, 먹었습니다.”
고백은 담담했지만, 그 이면은 참담했다.

한때 ‘미녀 개그우먼’으로 주목받았던 한혜영. 채널A ‘줄여주는 비서들2’에서 그는 많은 것을 털어놓았다. 출산과 임신중독증으로 급격히 늘어난 체중, 이후 달라진 세상의 시선, 반복된 다이어트와 요요, 그리고 먹방 유튜버로의 전향. 문제는, 그가 ‘억지로’ 먹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유튜브 알고리즘 시대, 먹방은 전 세계인의 밥상에 오른 콘텐츠다. 보기만 해도 군침 도는 장면, 행복한 얼굴, 반복되는 “맛있다”는 말. 하지만 그 화면 너머에는 한 입 한 입이 고통이 되어버린 사람들이 있다.

먹방 유튜버들은 종종 이렇게 말한다. “배부른데도 또 먹어야 해요.” “오늘은 억지로 삼켰어요.” 많은 이들이 잘 모른다. 음식을 먹는 것과 음식을 ‘보여주며’ 먹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노동이라는 사실을.

심리학에서는 자신이 원하지 않는 행동을 반복할 때 심리적 피로와 우울감이 크게 증가한다고 분석한다. 그런 점에서 먹방은 어쩌면 반복되는 ‘감정의 섭취’일지도 모른다.

채널A ‘줄여주는 비서들2’

채널A ‘줄여주는 비서들2’

한혜영의 고백이 특별한 이유가 있다. 그는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갈망과 생계 때문에 먹방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결국 먹방은 그에게 ‘도전’이자 ‘생존’이었다. 하지만 그 끝은 몸과 마음의 붕괴였다.

살은 더 쪘고, 자존감은 더 흔들렸다. 그는 여러 다이어트 프로그램에 출연했지만, 체중은 쉽게 줄지 않았다. 양념갈비 한 점이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그 한 점조차 벌처럼 느껴질 만큼, 삶 전체가 무거워졌다는 점이다.

결국 그는 ‘줄여주는 비서들2’에 도움을 요청했다.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간절함, 그리고 다시 웃고 싶다는 다짐. 그것은 단지 체중의 문제가 아니었다. 억지로 삼켜온 시간들을 끝내고 싶다는, 조용한 절규였다.

우리는 연예인을 보면서 이들이 보여주는 ‘이미지’에 반응한다. 맛있게 먹는 모습, 날씬한 몸, 환하게 웃는 얼굴. 하지만 그 뒤에는 생계, 자존감, 사회적 시선, 이루지 못한 꿈이 얽힌 복잡한 진실이 있다.

먹방 유튜버는 단순한 ‘대식가’가 아니다. 어쩌면 이들은 ‘감정 노동자’이며, ‘비주얼 노동자’다. 웃으며 음식을 삼키는 그 순간, 그들의 마음은 울고 있을지도 모른다.
살을 빼는 것보다 더 어려운 건, 감정의 체중을 덜어내는 일이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