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김혜은이 결국 손글씨로 사과했다.
서울대 동문인 유시민 작가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글이 논란이 되자,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자필 편지를 올리며 고개를 숙였다. 사과의 타이밍도 적절했다. “국민의 선택을 온전히 지켜보는 시간에 방해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며, 개표가 모두 마무리된 6월 4일에 맞춰 자필 메시지를 공개했다.
유시민 작가는 앞서 유튜브 방송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아내 설난영 여사를 두고향해 “발이 공중에 떠 있다”, “제정신이 아니다”라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이에 김혜은은 “서울대 나온 학력이 부끄럽다”며 그의 언행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하지만 파장은 컸다. ‘정치적 발언’이라는 프레임과 ‘선 넘은 비판’이라는 비난이 동시에 쏟아지며, 오히려 김혜은의 글이 더 큰 논란의 중심에 놓이게 됐다.
그리고 며칠 후, 그는 조용히 펜을 들었다.
● 왜 굳이 ‘자필’일까
지금은 디지털 시대다. 타이핑이 더 빠르고 정확하며, 대부분의 연예인 공식 사과도 이미지 캡처 형태로 올라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필 사과문’은 여전히 특별한 울림을 준다.
손글씨에는 흔들림이 있다. 획이 떨리는 지점, 불균형한 글자 간격, 번진 잉크 자국까지. 그 모든 것이 정서적 신호로 작용한다. 사람들은 그 불완전함에서 ‘인간다움’을 느끼고, 감정을 투영한다. 기계적이지 않은 진심, 포장되지 않은 후회처럼 말이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감정의 물리적 증거(embodied affective cues)’라고 부른다. 타인의 감정을 목소리나 텍스트가 아닌 손의 흔적으로 감지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자필 사과문은 그래서 ‘감정의 증거물’이 된다.

김혜은의 자필 사과문
연예인의 자필 사과는 일종의 퍼포먼스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퍼포먼스에는 사회적 맥락이 담겨있다. 잘못이 있었고, 그것에 대해 책임을 지는 방식으로 ‘직접 손으로 쓴 글’을 택했다는 점에서다. 사회학자 어빙 고프만(Erving Goffman)은 이를 ‘표현된 자아(the presented self)’라고 설명했다. 사람은 자신을 어떻게 보일 것인가를 선택하고, 그것이 곧 사회적 신호가 된다는 이론이다.
김혜은의 자필 사과문도 그 점에서 더 무겁게 다가온다. “책임이 온전히 제게 있음을 인식하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 “말이 가진 무게를 다시 한번 배운다”는 문장은 손글씨라는 매개를 통해 ‘정보’가 아닌 ‘제스처’로 읽힌다. 진심의 무게는, 그렇게 전해졌다.
● ‘형식의 진심’에 익숙한 대중
이제 연예인의 사과문은 하나의 ‘장르’처럼 여겨진다. 글씨체, 배경지, 사과 시점까지 모두 평가 대상이 된다. 대중은 사과의 형식을 통해 진심을 읽으려 하고, 그 형식이 부족하면 오히려 냉정한 비판이 뒤따른다.
실제로 과거의 몇몇 자필 사과문은 글씨체가 너무 단정하다는 이유로 “진심이 안 느껴진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반면 문법이 엉성하거나 비문투가 섞인 사과문은 오히려 “더 진심 같다”는 반응을 얻기도 했다. 이처럼 사람들은 손글씨의 ‘완벽함’보다 ‘날것의 감정’을 신뢰한다.
연예인의 자필 사과문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다. 그것은 대중이 기대하는 ‘책임의 형식’이며, 한 시대의 감정 소통 방식이다. 그 진심이 실제로 닿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자필 사과문 속에서 ‘인간의 온기’를 찾고 있다.
그리고 김혜은 역시,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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