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K)밴드의 서사’ 엔플라잉이 올해로 데뷔 10주년을 맞았다. 때맞춰 발표한 정규 2집도 냈다. 타이틀곡 ‘만년설’은 최근 TV 음악방송 정상에 등극하며 또다른 전성기를 예고했다.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케이(K)밴드의 서사’ 엔플라잉이 올해로 데뷔 10주년을 맞았다. 때맞춰 발표한 정규 2집도 냈다. 타이틀곡 ‘만년설’은 최근 TV 음악방송 정상에 등극하며 또다른 전성기를 예고했다.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성(姓)만 다르고 문서만 없는 가족이다.”

이런 소감 들어본 적 있는가. 올해로 데뷔 10주년을 맞은 그룹 엔플라잉. ‘벌써 10년’ 크게 달라진 건 없는 듯한데 다만 “말 주변은 좀 는 것 같다”며 예상 답변이 빼곡히 적힌 소속사 제작 대본도 없이 “인터뷰도 하는 걸 보면” 그렇게 연륜을 설명하는 ‘여유’란 게 묻어난다.

리더 이승협과 메인 보컬 유회승 외 멤버 3인의 군 복무가 있었고, 10주년에 때맞춰 ‘완전체’로 정규 2집도 냈다. 타이틀곡 ‘만년설’은 최근 큰 사고를 치기도 했다. TV 음악방송 1위. 이들 대표곡 ‘옥탑방’ 이후 6년만으로, ‘케이(K)밴드’ 서사 그 자체였던 지난 시간에 대한 근사한 보상을 받은 셈이다.

군 제대와 함께 드럼과 기타 각자의 자리로 돌아온 김재현, 차훈, 서동성은 ‘예비역’들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여전히 사회 적응 중’ 모드 같은 게 보였지만, 확실한 건 의젓해졌다 할 ‘긍정의 포스’란 게 느껴졌다. 돌아와서 달라진 건 무엇일까. “공연장 크기가 커졌어요! (이승협과 유회승을) 믿고 있었다고요!”

이들의 출발은 ‘아이돌 밴드’였다. 소속사는 FNC엔터테인먼트, FT아일랜드 씨엔블루도 한솥밥을 먹는 ‘아이돌 밴드의 성지’다. 10년 된 그룹에게 ‘아이돌 밴드’란 설명은 어떻게 다가오는가.

“며칠 전에도 우린 ‘아이돌 밴드’라고 소개 했거든요. 멤버 전원 이젠 ‘서른’이 넘었는데 아이돌이라 봐주시는 건 도리어 감사한 일 아닐까요. ‘우리 밴드 하자’ 그렇게 모인 팀과는 다르지만, 같은 곳을 바라보며 10년을 함께 했어요. 남다른 뭔가 있을 거라 생각해요.”

10주년이란 어떤 의미인가. 엔플라잉은 “지난해부터 솔직히 많은 기대를 했다”며 데뷔 적 철들어가는 청년의 모습을 꺼내 보이기도 했다. 자다가도 ‘이불 킥’하는 그런 순간을 기다렸는데 막상 닥쳐보니 ‘그렇게 하루는 또 간다’인 것도 같다.

“공연에서 선배 아티스트를 만나 ‘우리 올해로 10주년이에요!’ 그러면 ‘뭐 11주년부턴 그냥 그럴 거다’고 들 하고…(웃음) 그럼에도 지금 이 순간을 만끽하고 싶네요, 잘 버텼다!”

엔플라잉의 10년 서사는 최근 내놓은 화제의 앨범 ‘에버라스팅’(Everlasting)에서 ‘노래’로 들을 수 있다.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엔플라잉의 10년 서사는 최근 내놓은 화제의 앨범 ‘에버라스팅’(Everlasting)에서 ‘노래’로 들을 수 있다.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엔플라잉의 10년 서사는 최근 내놓은 화제의 앨범 ‘에버라스팅’(Everlasting)에서 ‘노래’로 들을 수 있다. 타이틀곡 ‘만년설’이 아직까진 대표곡이었던 ‘옥탑방’을 이젠 대체할 태세. 수미상관처럼 처음과 끝을 장식한 노래 ‘송버드’와 ‘스탠드 바이 미’는 이들 팬덤 엔피아는 물론, 록 음악 좀 듣는다는 마니아조차 부인할 수 없는 ‘명곡’들이다.


허민녕 기자 mign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