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승9패? 14연패? 숫자에 연연하지 마!’ 키움 김윤하는 분명히 발전하고 있다, 고개 숙일 이유 없다

키움 김윤하는 올 시즌 승리 없이 리그 최다 9패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2군에서 조정기를 거친 뒤 투구내용이 나아지고 있고, 코칭스태프도 승리보다 그의 경기운영능력 향상에 더 집중하고 있다. 홍원기 키움 감독도 “김윤하가 숫자에 연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스포츠동아 DB

키움 히어로즈 2년차 우완투수 김윤하(20)는 데뷔 첫해였던 지난 시즌부터 선발투수로서 가능성을 입증했다. 선발등판했던 12경기에서 4차례 7이닝, 7차례 6이닝 이상을 투구하며 남다른 이닝소화능력을 뽐낸 게 결정적이었다.

키움은 일찌감치 그를 올 시즌 3선발로 낙점했다. 김윤하는 시범경기에 2차례 선발등판해 2전승, 평균자책점(ERA) 2.00(9이닝 2자책점)을 기록하며 기대를 키웠다.

그러나 정규시즌은 달랐다. 13경기에 선발등판해 승리 없이 9패, ERA 6.06(62.1이닝 42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피안타율(0.319), 이닝당 출루허용(WHIP·1.84) 등 세부 지표도 안정감과는 거리가 있다.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3회를 기록했지만, 아직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한 차례 퓨처스(2군)리그에서 조정을 거친 뒤에는 한결 나아졌다. 지난달 23일 고척 KT 위즈전부터 4경기에서 ERA 3.92(20.2이닝 9자책점)를 마크했다. 10일 고척 NC 다이노스전에선 5이닝 동안 5안타 3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도 불펜의 지원을 받지 못해 고개를 숙였다.

김윤하는 올 시즌 현재 최다 패전을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까지 포함하면 개인 14연패 중이다. 지난해 7월 25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7이닝 무실점의 호투로 데뷔 첫 승을 따낸 게 그나마 다행이다.

‘무(無)승’이 길어지고 있지만, 고개를 숙일 이유는 없다. 부상 없이 최근의 흐름을 유지한다면 키움 코칭스태프는 변함없이 그에게 힘을 실어줄 참이다. 홍원기 키움 감독도 김윤하가 지금의 경험을 통해 더 단단한 투수로 거듭나길 진심으로 바란다.

홍 감독은 “(김윤하가) 너무 숫자에 연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 계획대로 경기를 풀어가는 모습이 나오는지를 더 중점적으로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데뷔 첫해(2024시즌)부터 실패와 성공을 동시에 맛봤는데, 그 경험치가 쌓였으니 한 단계 도약해야 한다. 승리보다는 경기운영능력이 발전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