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력할수록 지구가 살아난다…에코티스의 친환경 ‘무한토너공급기’

에코티스의 토너 무한공급기와 친환경 토너

RE100 흐름 속, 프린터도 이제는 탄소를 줄여야 할 때
폐기 대신 순환을 택한 기술, 그 중심에 선 에코티스
“반도체·자동차와 함께 한국 산업 삼두마차로 만들고 싶다”

TV토론에서 ‘RE100’이 뭐냐는 물음이 오가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 ‘RE100’은 기업은 물론 개인에게도 익숙한 단어가 됐다. 재생에너지 100%, 즉 RE100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았고, 프린터 산업도 이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컬러 프린터로 문서를 출력할 때 쓰는 토너는 ‘탄소 그 자체’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가 출력을 할 때마다 미세한 탄소가루가 뿌려진다. 여기에 들어가는 카트리지는 대부분 한 번 쓰고 버리는 구조다. 재활용률은 낮고, 매립량은 어마어마하다.

● 폐카트리지 4500만 개…에코티스는 거기서 시작했다
2007년 설립된 에코티스는 ‘출력할수록 지구가 버티기 힘들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이들이 내놓은 해법은 간단하면서도 혁신적이다. 토너가 떨어지면 자동으로 감지하고 보충하는 무한공급 시스템. 카트리지를 아예 갈아치우는 방식이 아니라, 센서와 호스를 통해 지속적으로 보충하는 구조다.

이 한 가지 변화만으로 폐카트리지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카트리지는 토너가 닳아서가 아니라 비었기 때문에 폐기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음식을 다 먹고나서 접시까지 버리는 격이다.

국내에서만 연간 4500만 개의 폐카트리지가 배출된다. 전 세계적으로는 3억5000만 개에 이른다. 이 중 70% 이상이 매립되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경으로 돌아간다. 에코티스는 이 낭비의 고리를 기술로 끊어냈다.

김태수 에코티스 대표

● 프린터 하나로 ‘RE100’ 시대에 동참하다
에코티스의 무한토너공급기는 2024년 12월 환경부가 지정한 ‘혁신제품’으로 인증을 받았다. 기술력은 물론, 정책 흐름까지 함께 읽은 결과다.

김태수 에코티스 대표는 “전 세계 레이저 프린터기 시장은 500조 원에 달하고, 그중 100조 원이 폐기물로 사라진다”며 “우리가 이 시장을 선도해 한국의 반도체, 자동차와 함께 산업의 삼두마차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김 대표는 “국민주권정부가 출범한 지금, 친환경 재생에너지를 지향하는 정부 기조에 맞는 기술과 제품으로 응답하겠다”고 강조했다.

토너를 갈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이제는 보충하는 시대, 나아가 지구를 보호하는 시대다. 프린터 하나가 바꾸는 세상의 크기는 생각보다 클지 모른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