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군, ‘울릉도 명이 정체성 재조명 심포지엄’ 개최

울릉군이 지난 17일 농업인회관에서 명이 정체성 재조명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있다. 사진제공 ㅣ 울릉군

명이의 정체성 확립과 보호 정책 본격적 추진

울릉군은 지난 17일, 울릉군농업기술센터 농업인회관에서 ‘울릉도 명이 정체성 재조명 심포지엄’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남한권 울릉군수를 비롯해 울릉군의회 이상식 의원, 경북도의회 남진복 의원과 지역 농업인 200여 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최근 내륙 지역에서도 ‘명이’라는 이름으로 산마늘이 유통되며 혼란을 야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울릉군이 주도적으로 추진 중인 ‘울릉도 명이 이름 찾기’ 활동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심포지엄에서는 울릉도 명이의 역사적, 생태적, 사회적 정체성을 규명하고 명이의 올바른 명칭 사용을 위한 다양한 추진 방안이 논의됐다.

울릉도의 명이는 울릉도 개척기, 척박한 삶 속에서 주민들의 생명을 이어준 소중한 식물로 전해진다. 국립창원대학교 최혁재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울릉도의 명이는 내륙 산마늘과는 달리 생태지리학적으로 울릉도에서만 자생하는 특산식물로 분류되며, 2023년에는 국제슬로푸드 생물다양성재단의 ‘맛의 방주’에 등재되기도 했다.

울릉군은 지난 2월 ‘명이 이름 찾기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정체성 확보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으며, 이번 심포지엄은 그 활동의 중간 성과를 공유하고 전문가 및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김윤배 박사(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장)는 「명이의 울릉도 지리적·사회적 정체성 검토」를 통해 1900년 우용정 대한제국 관리의 울릉도 시찰보고서 등 역사 기록을 들어 명이 명칭의 울릉도 기원을 강조하며, 나물음식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추진과의 연계 가능성도 제안했다.

최혁재 교수(국립창원대학교)는 「명이의 분류학적 정체성」 발표에서 “분자연대측정 결과 울릉도 명이는 약 170~150만 년 전부터 울릉도에 자생한 독립 종”이라며 과학적 기반 위의 분류학적 정체성을 확립했다.

손동찬 박사(국립수목원)는 「국가표준식물목록과 식물이름 기준」 발표를 통해 명이 명칭 확립을 위한 학술 성과의 축적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정훈 박사(국립원예특작과학원)는 「감초의 공정서 등재 사례」를 통해 적극행정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감초’와 같이 약전 등재를 통해 명이의 정체성 제고가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울릉군의회 홍성근 의원, 울릉농협 정종학 조합장, 울릉군산림조합 최영식 조합장, 울릉군농업인단체협의회 김두순 회장이 참여해 현장의 입장과 현실적인 과제를 공유하며, 지역사회와 학계, 행정 간 유기적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김두순 회장은 이날 ‘울릉도 명이 정체성 재조명 주민선언문’을 낭독하며, “우리는 명이의 이름을 되찾고 울릉도의 생태문화유산을 지켜내기 위해 하나로 힘을 모을 것”이라는 의지를 천명해 큰 박수를 받았다.

남한권 울릉군수는 “명이야말로 울릉도의 개척정신을 상징하는 식물자원으로, 명이 명칭의 기원이 울릉도라는 사실은 학문적·역사적으로도 명확히 입증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울릉도 명이의 명칭이 제대로 자리 잡고, 울릉도의 나물 문화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적극 행정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울릉군은 향후 명이의 국가표준식물목록 등재, 식물명칭 사용 기준 마련, 지역 브랜드화, 유네스코 무형유산 등재 추진 등 명이의 정체성 확립과 보호를 위한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울릉 ㅣ나영조 스포츠동아 기자 localdk@donga.com



나영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