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 공연 사진, ⓒ라이브㈜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 공연 사진, ⓒ라이브㈜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이 11월 일본 도쿄 중심에서 열리는 ‘K-뮤지컬로드쇼 in 도쿄’에 참가해 현지 관객과 만난다. 칠곡 할머니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한글을 배우고 시를 쓰기 시작한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유쾌하면서도 진하게 그려냈다.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은 ‘2025 K-뮤지컬국제마켓’ 완성작품 피칭 프로그램에서 선정된 5편 중 하나로, 11월 12일 도쿄 ‘휴릭홀 도쿄’에서 약 900석 규모의 무대 위 쇼케이스를 올릴 예정이다. 이 쇼케이스는 한국 창작 뮤지컬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한 국제 행사로, 작품별로 20분 분량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공개하고 이후 한일 프로듀서들이 모여 협업과 투자 유치에 대해 실질적인 논의를 나누는 자리다.

이 작품은 다큐멘터리 영화 <칠곡 가시나들>과 에세이 『오지게 재밌게 나이듦』을 원작으로 삼아, 한글을 처음 배우기 시작한 노년의 여성들이 자신의 삶을 시로 표현해 나가는 과정을 무대에 담았다. 실제 문해학교 할머니들이 직접 쓴 시 20여 편이 뮤지컬 넘버로 재탄생해 관객에게 웃음과 울컥함을 동시에 선사한다.


K-뮤지컬국제마켓 완성작품 피칭프로그램 질의응답 ⓒ예술경영지원센터

K-뮤지컬국제마켓 완성작품 피칭프로그램 질의응답 ⓒ예술경영지원센터

이번 일본 쇼케이스 선정을 위한 피칭 당시에도 반응이 뜨거웠다. 일본 대표 뮤지컬 극단 ‘극단사계’ 관계자는 “할머니 시인들의 시로 만든 뮤지컬이라니 무척 흥미롭다”며 관심을 보였고, 오사카의 ‘우메다예술극장’ 관계자는 “나이 들어도 활기차게 살아가는 이야기에 공감했다”고 전했다.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은 지난 2월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노년 여성’이라는 흔치 않은 주제를 따뜻하고 입체적으로 풀어낸 점에서 극찬을 받았다. 언론과 평단은 “예측을 벗어난 시선”, “세대를 잇는 감동의 뮤지컬”, “할머니와 손주가 함께 웃고 울 수 있는 작품”이라며 찬사를 보냈고, 어머니나 할머니와 함께 공연장을 찾는 가족 단위 관객도 크게 늘었다.

제작사 라이브㈜의 강병원 대표는 “일본 뮤지컬 시장에서도 중장년 여성 관객층이 핵심인 만큼, 이 작품은 현지 정서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을 것”이라며 “도쿄 쇼케이스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라이선스 공연까지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도쿄 한복판에서 한국 할머니들의 유쾌한 시가 어떻게 울려 퍼질지,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의 글로벌 여정에 관심이 쏠린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