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홀딩스, 美 유타에 리튬직접추출 실증 설비 추진…북미 리튬 공급망 구축 속도

포스코홀딩스가 북미 리튬 공급망 구축을 위해 국내 기업 최초로 북미 현지에서 ‘리튬직접추출(DLE, Direct Lithium Extraction) 기술’ 실증 사업에 나선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사진제공 ｜포스코홀딩스

포스코홀딩스가 북미 리튬 공급망 구축에 박차를 가한다.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현지에서 ‘리튬직접추출(DLE, Direct Lithium Extraction)’ 기술의 실증 사업에 착수하며, 북미 염수 리튬 자원 개발 및 상용화에 본격 나선다.

포스코홀딩스는 30일 호주 자원개발 기업 앤슨리소시즈(Anson Resources)와 미국 유타주에서 DLE 기술 실증을 위한 데모플랜트 구축 및 운영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데모플랜트는 미국 유타주 그린리버시티(Green River City)에 위치한 앤슨리소시즈의 염수 리튬 광권 부지에 건설되며, 포스코홀딩스가 자체 개발한 DLE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현지에서 직접 검증하게 된다. 포스코홀딩스는 2016년부터 독자적으로 DLE 기술을 개발해왔으며, 이번 실증을 통해 북미 사업 확대의 기술적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포스코홀딩스는 이번 실증을 계기로 향후 북미 지역 내 미개발 염수 자산에 대한 탐사 및 투자 검토를 병행해, 중장기적으로는 북미 내 리튬 일관 생산체계를 구축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번 DLE 실증 프로젝트는 그룹의 글로벌 리튬 자원 확보 전략이자, 이차전지소재 사업의 미래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라며, “북미 지역의 저농도 리튬 염호 개발을 위한 기술 선점에 나서는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의 염수 리튬 생산은 대규모 증발지를 활용하는 자연증발 방식으로, 일정한 일조량과 긴 증발 시간이 필요한 공법이다. 반면, DLE는 이러한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받는다. 증발지가 필요 없고, 저농도의 염수에서도 효율적으로 리튬을 추출할 수 있어, 북미와 같은 지역에서 리튬 상업화를 추진하는 데 필수적인 기술로 꼽힌다.

이번 협약에서 앤슨리소시즈는 리튬 원료와 실증 부지를 제공하며, 포스코홀딩스는 자사 DLE 기술의 사업성 검증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양사는 향후 실증 결과에 따라 전략적 파트너십 확대를 포함한 추가 협력 가능성도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

또한 이번 실증이 성공적으로 완료될 경우, 포스코홀딩스는 DLE 기반의 리튬 추출 기술을 북미 외 타지역 염호 사업에도 적용 가능성을 타진하며 기술 수출 및 글로벌 협력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번 데모플랜트를 통해 독자 기술의 상용화 여부를 판단한 뒤, 미국 내 미 개발 리튬 염호 투자 및 사업화 확대에 활용할 계획이다. 내년 착공 예정인 데모플랜트는 그룹의 북미 리튬 사업 확장을 위한 핵심 기술 확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편, 포스코홀딩스는 현재 남미 및 국내 거점에서도 리튬 생산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아르헨티나 염수 리튬 공장은 연산 2만 5000톤 규모로 가동 중이며, 전남 율촌산단의 광석 리튬 공장은 연산 4만 3000톤 규모다. 두 생산 거점을 통해 확보한 총 6만 8000톤의 수산화리튬 생산능력은 전기차 약 160만대에 탑재 가능한 수준이다. 포스코그룹은 이차전지소재 사업을 미래 전략사업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리튬 외에도 니켈·흑연·양극재 등 핵심소재의 글로벌 공급망 확대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