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넷플릭스·쇼박스

사진제공|넷플릭스·쇼박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데몬 헌터스)의 엄청난 인기에 힘입어 국산 애니메이션 ‘퇴마록’이 재조명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두 작품 모두 한국적인 퇴마 의식을 기반으로 한 오컬트 장르를 활용한 작품이라는 점에 일부 누리꾼은 두 작품을 결합한 2차 창작물까지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퇴마록’은 2월 개봉해 국산 애니메이션으로서는 이례적으로 50만 관객을 넘게 모아 흥행에도 성공했던 작품으로, 세상을 혼란에 빠뜨리려는 악령을 막으려는 특별한 능력의 퇴마사들의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에서, ‘데몬 헌터스’와 비교되고 있다.

일부 영화 팬들은 ‘데몬 헌터스’가 할리우드 대형 스튜디오에서 제작된 미국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서양의 퇴마 의식이 아닌 민화·설화·전설 등 한국의 민속 퇴마를 적극적으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천주교 신부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면서도 무속신앙·도교·설화 등 전통적 문화 코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퇴마의 본질에 다가가는 ‘퇴마록’을 떠올리고 있다.

주제나 소재적인 면뿐만 아니라 ‘스타일의 공통점’ 역시 눈에 띈단 반응이다. ‘퇴마록’은 개봉 당시 역동적인 액션신과 팝아트적 연출로 격찬을 받았는데, 이는 3D 그래픽으로 2D 애니메이션 느낌이 나도록 표현하는 ‘3D 카툰 렌더링’ 기술로 완성했다. 이 기술은 ‘데몬 헌터스’를 만든 소니픽처스의 ‘주특기’로, 소니픽처스는 이 기술을 적극 사용한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로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받은 바 있다.

이런 반응과 맞물려, ‘데몬 헌터스’ 공개 이후 ‘퇴마록’의 VOD(주문형 비디오) 및 IPTV 이용 건수가 전주 대비 3.3%(온라인상영관 박스오피스)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부 누리꾼들은 ‘데몬 헌터스’와 ‘퇴마록’의 주인공을 같은 세계관에 등장시키는 팬아트 등 자발적으로 만든 2차 창작물을 SNS에 공개하고도 있다. ‘퇴마록’의 주인공인 박 신부의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소녀와 ‘데몬 헌터스’ 속 퇴마사 걸그룹 헌터릭스의 멤버의 이름(미라)이 같다는 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