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KIA 시절 경험 떠올린 이강철 KT 감독의 ‘6선발’ 구상…배제성이 키운 실현 가능성

KT 윌리엄 쿠에바스,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 고영표, 소형준, 오원석, 배제성(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사진제공｜KT 위즈

KT 위즈의 6선발 구상이 실현될지 주목된다.

이강철 KT 감독은 후반기 6선발 체제를 고려 중이다. KT는 현재 윌리엄 쿠에바스(35)~엔마누엘 데 헤이수스(29)~고영표(34)~소형준(24)~오원석(24)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선발진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전역한 배제성(29)의 합류로 6선발 구상이 가능해졌다. 이 감독은 “아직 확정 단계는 아니지만, 70% 이상 결정한 상황”이라며 “무더운 여름철이면 투수들의 피로도를 고려해야 한다. 6선발로 운영하면 투구 컨디션이 좋지 않은 선수에게 휴식을 줄 여력도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6선발의 효과를 잘 안다. 그는 KIA 타이거즈의 1군 메인 투수코치 시절이던 2009년 윤석민~양현종~아킬리노 로페즈~릭 구톰슨~서재응~이대진을 이끌고 팀의 통합우승에 기여했다. 당시 선발진은 리그 최다 766.1이닝을 합작했다. 피로도 관리가 잘 된 데다, 선발이 긴 이닝을 끌어주니 불펜 운영도 수월했다. 이 감독은 “그때 선발들이 한 주에 한 번씩 던졌는데, 던지면 거의 7이닝을 책임지니 불펜에선 필승조만 나오면 됐다”고 돌아봤다.

현재 KT의 상황도 비슷하다. 올 시즌 선발진은 리그 최다 487이닝을 소화했다. 선발진이 탄탄한 LG 트윈스(465.1이닝), 한화 이글스(464.2이닝)도 KT에는 견주기 어렵다. 이러한 선발진의 피로도까지 개선된다면 전체 마운드 운영에도 탄력이 붙을 수 있다. 필승조 원상현, 손동현, 박영현의 등판 준비도 수월해질 공산이 높다. 이 감독은 “세밀한 조율도 필요하겠지만, 6선발을 운영한다면 선발들도 특정 요일에만 등판하게 되고, 전체적으로 훨씬 덜 피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KT의 구상이 실현되려면 배제성의 활약이 중요하다. 당초 KT는 지난해 2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은 배제성의 컨디션을 확인해야 했다. 이에 따라 이 감독은 그가 불펜에서 연투 없이 적절한 이닝수를 가져가도록 조치했다. 배제성은 올해 처음 구원등판한 지난달 27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3.1이닝 무실점)에서 선발진 합류 가능성을 키웠다. 선발등판한 8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선 5이닝 1실점 역투로 그 가능성을 좀 더 키웠다. 이 감독은 “(배)제성이의 구위가 괜찮다”며 “불펜보단 선발로 뛰는 게 기존 선발들의 관리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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