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강상윤(13번)이 11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홍콩과 E-1 챔피언십 2차전에서 전반전 득점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축구대표팀 강상윤(13번)이 11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홍콩과 E-1 챔피언십 2차전에서 전반전 득점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축구대표팀 이호재(오른쪽)가 11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홍콩과 E-1 챔피언십 2차전에서 후반전 득점한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축구대표팀 이호재(오른쪽)가 11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홍콩과 E-1 챔피언십 2차전에서 후반전 득점한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K리그 박지성’, ‘제2의 이재성’으로 불리는 강상윤(전북 현대)이 A매치 2경기 만에 화끈한 데뷔골을 터트려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기형 감독의 아들인 ‘축구인 2세’ 이호재(포항 스틸러스)도 역시 A매치 마수골이 골을 터트려 짜릿한 순간을 만끽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11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홍콩과의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2차전에서 2-0으로 이겼다. 전반 27분 강상윤이 문전 한복판에서 서민우(강원FC)의 전진패스를 받아 감각적인 터닝슛으로 골망을 흔들었고, 후반 20분 이호재가 헤더골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로써 한국은 2연승, 승점 6으로 남자부 선두에 올라섰다. 1경기 덜 치른 승점 3의 2위 일본은 12일 중국과 2차전을 갖는다. 일단 일본의 승리가 유력한 가운데 한국과 일본의 15일 최종전이 우승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1차전(7일)에서 후반 교체 출전해 A매치에 데뷔한 강상윤은 2경기 만에 마수걸이 득점포를 가동하며 축구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쉴 새 없이 공격을 시도하며 경기를 주도하고도 마무리가 좋지 않아 답답한 양상을 보이던 대표팀에 에너지를 불어넣는 한 방이었다.

이날 강상윤은 ‘홍명보호’가 구축한 3-4-3 포메이션의 윙포워드로 나섰다. 전북에서는 대개 공격에 무게를 실은 중앙 미드필더로 뛰었으나 홍콩전에선 측면 공격을 이끌었다. 새삼스런 모습은 아니다. 그의 활약은 어느 정도 예고됐다.

홍 감독과 대표팀 사령탑 후보로 거론되고 실제 면접까지 가진 거스 포옛 감독(우루과이)이 지휘봉을 잡은 전북이 이번 시즌 독보적인 선두 레이스를 질주한 것엔 강상윤의 지분이 적지 않았다. 볼 키핑에 킥 감각, 엄청난 활동량을 자랑하는 그는 공이 없을 때에도 순간적인 움직임과 공간 활용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든 팀이 수적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했다.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시절 박지성(은퇴)의 등번호 13번을 대표팀에서 달게 된 강상윤은 그 때 그 시절의 대선배를 연상케 하는 플레이로 홍콩 진영을 압박했고 결과로 결실을 맺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선 이호재도 번뜩였다. 공격의 고삐를 쥐고도 추가골이 터지지 않아 답답한 흐름이 이어진 후반 20분 베테랑 공격수 문선민(FC서울)이 띄운 크로스를 날카로운 헤더골로 연결했다. 강상윤처럼 A매치 2경기 만에 첫 골을 터트렸다.

다만 대표팀은 목표했던 ‘다득점 승리’에는 실패했다. 홍콩의 밀집수비를 파괴하기 위해 끊임없이 슛을 시도하고 압박했으나 정확도가 너무 떨어졌다. 상황은 좋지 않다. 홈관중이 5521명에 불과한데다 경기력도 화끈하지 못했다.

홍 감독은 중국전과 비교해 선발 11명 전원을 바꿨다. 이호재를 중심으로 나상호(마치다 젤비아)와 강상윤이 스리톱을 이뤘고 미드필드 중앙에 서민우와 이승원(김천 상무)가 나섰다. 또 좌우 날개로 조현택(울산 HD), 김태현(전북)을 세우고 스리백에 변준수(광주FC)를 중심으로 동명이인인 김태현(가시마 앤틀러스)과 서명관(울산)이 나섰다. 골키퍼 장갑도 이창근(대전하나시티즌)이 끼면서 실험에 초점을 뒀음을 시사했다.

그럼에도 한국은 최대한 많은 골이 필요했다. 대회 우승을 놓고 15일 결돌할 일본이 홍콩에 6-1 대승을 거둔 터라 여유를 얻으려면 다득점 승리가 중요했으나 기대와 달리 2골에 그쳐 아쉬움을 삼켰다.

용인|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