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북미 ESS 시장 정조준…엘앤에프와 LFP 양극재 협력

신영기 SK온 구매본부장(왼쪽)과 이병희 엘앤에프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북미 지역 LFP 배터리 양극재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MOU) 체결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 ｜SK온

SK온이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을 겨냥해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사업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급증하는 북미 ESS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내 대표 양극재 전문업체인 엘앤에프와 손을 잡고 핵심 소재 공급망 구축에 나선다.

SK온은 최근 서울 종로구 소재 SK온 그린캠퍼스에서 엘앤에프와 ‘북미 ESS용 LFP 배터리 양극재 공급’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신영기 SK온 구매본부장과 이병희 엘앤에프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비롯해 양사 관계자가 참석했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바탕으로 향후 구체적인 공급 시기와 물량, 기술 협업 범위 등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중장기적인 공급 계약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열어뒀다.

●美 ESS 급성장에 발맞춘 LFP 전략 가속
이번 협약은 북미 시장 공략의 핵심으로 떠오른 LFP 배터리 부문에서 SK온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다. 특히 미국 ESS 시장이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센터 확산 등으로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점이 주요 배경이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NEF에 따르면，미국의 ESS 누적 설치 용량은 2023년 기준 19기가와트(GW)에서 2030년 133GW, 2035년에는 250GW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LFP 배터리 수요도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3년 글로벌 ESS 시장에서 LFP 배터리가 약 80%의 점유율을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가격 대비 효율성과 화재 안전성이 높아 ESS에 최적화된 기술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SK온은 ESS 특화 배터리로 LFP 제품을 조기 확보하기 위해 2023년 인터배터리 전시회에서 업계 최초로 LFP 시제품을 공개한 데 이어, 저온 성능을 강화한 ‘윈터 프로(Winter Pro)’와 장수명 LFP 배터리 등 신제품도 잇달아 선보였다.

이번 MOU를 계기로 SK온은 기존 생산라인의 LFP 전환 가능성 등 미국 내 생산 체제 전환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 정부의 ‘첨단 제조 생산세액공제(AMPC)’ 요건을 충족해 가격경쟁력을 높인 미국산 배터리 생산 기반 확보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신영기 SK온 구매본부장은 “이번 협약은 북미 ESS 시장 진출을 위한 SK온의 LFP 밸류체인 구축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소재부터 배터리까지 국내 기술 기반의 북미 생산 체계를 갖춰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밝혔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