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탑비뇨의학과 김도리 원장

스탠탑비뇨의학과 김도리 원장



화장실을 자주 찾는 일이 일상이 되셨나요?

분명히 다녀왔는데도 시원찮고 남아 있는 것 같아 다시 가게 되고 밤에도 몇 번씩 깨서 “이러다 잠을 제대로 못 자요”라고 말씀하시는 분들 생각보다 많습니다. 한두 번은 ‘나이 탓이겠지’ 하고 넘기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결국 병원에 오게 됩니다. 약은 먹었는데 소용없고 수술은 무섭고 특히 전립선이 크거나 구조가 복잡해서 기존의 약물이나 간단한 시술로는 효과를 못 본 분들은 “이제는 좀 확실하게 해결해야 할 때가 아닌가요?”라며 고개를 들죠.

바로 이런 분들께 소개해 드리고 싶은 치료가 워터젯로봇수술(Aquablation)입니다. 말 그대로 물의 힘으로 전립선 비대 조직을 제거하는 치료인데요. 이름도 생소하고 원리도 생경하게 느껴지지만 듣고 나면 의외로 단순하면서도 똑똑한 방법입니다.

먼저 아쿠아블레이션은 고압의 물줄기를 이용해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을 정밀하게 절제하는 방식입니다. 수술용 칼이나 레이저가 아니라 고압의 물을 분사하여 조직을 ‘세공하듯’ 깎아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단순한 물줄기가 아니라 실시간 초음파 영상과 로봇이 가이드를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전립선 내부 구조를 영상으로 확인하고 요도를 누르는 부분을 정확하게 설정한 뒤 로봇이 자동으로 그 경로를 따라 조직을 제거합니다. 손 떨림도 없고 오차도 거의 없습니다.

수술은 보통 30~40분 정도, 척추마취 또는 수면마취 하에 진행됩니다. 조직을 깎아낸 후에는 지혈을 돕기 위해 잠시 도뇨관을 유지하는데 대부분 1~2일 이내에 제거가 가능합니다. 절개도 없고 열을 쓰지 않기 때문에 주변 신경 손상이 거의 없고 성기능 보존율이 매우 높습니다. “전립선이 좀 크고 구조도 복잡한데 기능은 꼭 지키고 싶어요”라고 말씀하시는 분들께 추천해 드리는 수술이죠.

초음파 영상 가이드를 통한 정밀한 절제 경로 설정 모니터(왼쪽)와 아쿠아블레이션 고압 물줄기 분사 노즐이 전립선을 절제하는 모습.

초음파 영상 가이드를 통한 정밀한 절제 경로 설정 모니터(왼쪽)와 아쿠아블레이션 고압 물줄기 분사 노즐이 전립선을 절제하는 모습.

그럼 어떤 분들에게 워터젯로봇수술이 특히 잘 맞을까요?

워터젯로봇수술은 전립선 크기가 비교적 큰 분들, 특히 중앙엽 돌출이 있는 환자에게 좋은 선택이 됩니다. 기존 결찰술이나 레이저 시술은 중앙엽이 지나치게 튀어나와 있으면 적용이 어렵지만 아쿠아블레이션은 그 복잡한 구조까지 로봇 가이드 하에 정밀하게 제거할 수 있어 결과가 안정적입니다. 전립선 크기가 50~100g 사이거나 방광에 영향을 줄 만큼 압박이 심한 경우도 적응증입니다.

또한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 환자에게도 부담이 덜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열을 안 쓰고 마취도 간단하게 할 수 있으며 출혈이 적기 때문입니다. 물론 항응고제를 복용 중인 분은 의료진과 별도 상담이 필요하겠지만 회복 속도와 안전성 면에서 기존 절제술에 대한 부담이 큰 분들에게는 유리한 카드가 될 수 있습니다.

환자분들이 자주 물으시는 것 중 하나가 “로봇이 수술 전체적인 부분을 알아서 하나요?”인데요. 로봇이 직접 조직을 절제하긴 하지만 시술 전 계획은 사람 손으로 아주 정밀하게 설계됩니다.

영상으로 전립선 구조를 3D처럼 파악하고 어디까지 제거할지 어느 깊이까지 들어갈지를 의료진이 먼저 설정한 다음에야 로봇이 작동합니다. ‘반자동+정밀수작업’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절제된 조직은 시술 중에 관류액(세척액)과 함께 요도를 통해 자연스럽게 배출되며, 대부분은 내시경을 통해 실시간으로 제거됩니다. 즉 절제된 조직이 몸 안에 오래 남아 있거나 나중에 소변으로 나오는 방식은 아니며 시술 직후부터 요도 통로가 물리적으로 넓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 점에서 아쿠아블레이션은 수증기 치료 리줌과는 달리 조직을 바로 제거해 빠른 증상 개선을 유도하는 시술이라는 차별점이 있습니다.

전립선비대증은 흔하지만 불편함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약으로 버티기엔 한계가 왔는데 수술은 망설여지고 그렇다고 그냥 두기엔 삶의 질이 너무 떨어진다 싶을 때 열 손상 없이 기능까지 보존할 수 있는 방법. 아쿠아블레이션은 바로 그 지점을 채워주는 치료입니다.

스탠탑비뇨의학과 김도리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