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와 연고지 협약 OK저축은행 ‘배구 지역균형 발전’ 순기능 이룰까?

OK저축은행과 부산시는 14일 부산시청에서 연고 협약을 체결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왼쪽)과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이 협약을 맺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부산광역시

V리그 남자부 OK저축은행이 부산시와 연고 협약을 체결하며 구단의 새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지역균형 발전’이라는 목적을 이루려면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

OK저축은행과 부산시는 14일 부산시청에서 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박형준 부산시장과 손태욱 체육국장, 최윤 OK금융그룹 회장, 권철근 OK저축은행 배구단 단장, 신영철 감독, 세터 이민규가 참석했다.

이번 연고지 이전은 2020년부터 이어져온 부산시의 배구단 유치 의지와 OK저축은행의 검토 과정이 맞물려 이뤄졌다. 양측은 여러 차례 실무 협의를 진행했고, 체육관 실사 등 현실적인 조건까지 면밀히 살폈다. 그리고 지난달 24일 한국배구연맹(KOVO) 이사회에서 OK저축은행의 연고지 이전이 만장일치로 승인됐다.

2013년 창단된 OK저축은행은 그동안 안산상록수체육관을 안방으로 삼아왔다. 2014~2015시즌부터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며 강호로 떠올랐고, 지역을 대표하는 구단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이제는 부산 강서체육공원 실내체육관을 새로운 둥지로 삼아 제2의 도약에 나선다.

이번 연고지 이전의 가장 큰 목적은 남자배구단의 수도권과 충청권 편중 현상을 해소하는 것이다. 현대캐피탈(천안)과 삼성화재(대전)을 제외하면 대전 이남에 남자배구단이 없었다. 영남권 배구 팬들은 그간 현장 관람 기회를 거의 누리지 못했고, 배구 저변 확대에도 한계가 있었다. OK저축은행은 부산으로 연고 이전을 통해 배구의 ‘지역균형 발전’이라는 순기능을 실현하고자 한다.

그러나 성공적인 정착과 지역 밀착은 결코 자동적으로 따라오는 게 아니다. 실무적으로 지역사회에 연착륙하기 위한 조율이 우선이다. 구단이 홈구장으로 활용할 강서체육공원 실내체육관은 이달부터 수리 작업에 착수했지만, 이로 인해 기존에 각종 대회나 행사를 이곳에서 열기로 했던 지역 체육단체들이 갑작스러운 대관 취소로 곤욕을 치르는 사례도 발생했다. 

또한 부산 시민들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과 지역 연계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전 연고지인 안산시에서 오랜 시간 쌓아온 팬층과의 관계도 존중하고, 안산 내 배구 저변 유지 활동도 소홀히 해선 안된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