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춘욱 씨앤투스 대표 “워크웨어는 곧 ‘가정의 방패’”

씨앤투스 하춘욱 대표. 하 대표는 “좋은 워크웨어는 가족의 방패”라고 했다. 사진제공 ㅣ씨앤투스

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막을 올린 ‘2025 스마트안전보건박람회(국제안전보건전시회·KISS 2025)’에서는 패션쇼 개최를 알리는 장내 아나운서의 멘트가 이어졌다.

안전보건박람회와 패션쇼. 언뜻 그 의미가 떠오르지 않는 조합에, 패션쇼 무대 앞에는 이를 보려는 인파가 몰렸다.

무대 위 모델들이 선보인 의상은 워크웨어, 일명 ‘작업복’. 하지만 여느 작업복과는 다른 스타일리시한 의상에 이 곳을 찾은 언론의 플래시는 쉬지 않고 터졌다.

주인공은 바로 산업용 마스크로 잘 알려진 씨앤투스의 워크웨어 브랜드, 아에르웍스. 씨앤투스가 기능성의류의 ‘끝판왕’이라고 불리우는 워크웨어와 함께 패션시장의 문을 두드린 것이다.

무대 뒤편에서 이를 바라보던 하춘욱 씨앤투스 대표의 얼굴에는 기대감과 더불어 오늘을 준비하기까지 겪은 고뇌가 함께 엿보였다.

“대부분의 제조업분야에서 한국은 이미 일본 기업들을 이기고 있습니다. 다만 워크웨어 시장 만큼은 큰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노력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최소 7~80년, 수 대에 걸쳐 워크웨어를 개발 해 온 일본 시장 내 파트너들이 작은 디테일까지 신경 쓰며 꼼꼼하게 생산해올 때 우리는 그저 ‘튼튼한 작업복’만을 봐 온 것이죠.”

하춘욱 대표(왼쪽에서 2번째)가 아에르웍스 모델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 ㅣ 아에르웍스

하 대표가 이 날 아에르웍스라는 이름으로 선보인 제품들 역시 ‘버틀‘과 ’아이즈 프론티어‘, ’그레이스 엔지니어‘, ’티에스 디자인‘, ’지벡‘ 등 일본 워크웨어 시장의 TOP5 브랜드군에서 엄선한 제품들이다.

“많은 한국 기업들의 접촉이 있었다고도 했어요. 하지만 ‘가치관’이 맞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하 대표가 이끌고 있는 모기업, 씨앤투스는 산업용 마스크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소재 전문기업. 글로벌 소재 기업인 듀폰의 파트너로서 세계 최초의 고성능 에어필터를 선보이며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산업용 마스크 시장은 오랜 기간 양모 소재의 필터를 써 왔어요. 현재 제품들과 성능차는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컸죠. 기업가로서 책임감이 느껴졌어요. 모두가 누군가의 아버지고 어머니, 형제·자매 들이니까요.”

하 대표는 워크웨어 역시 그 생각의 연장선 상에 있다고 했다.

“워크웨어도 결국 마찬가지죠. 이번 쇼를 계기로 업계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습니다. 변화가 필요하죠. 우리로 인해 새로운 가치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최근 부산에 아에르웍스 1호점을 오픈한 씨앤투스는 올 해 안에 수도권 내 매장 4~5곳을 동시에 오픈하며 본격적 워크웨어 시장을 여는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다 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시장에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며, 우리 시장에 맞춰진 다양한 한국형 제품들을 소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워크웨어의 강력한 기능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다양한 신소재를 공급하는 역할도 하려고 합니다.”

‘좋은 워크웨어’란 무엇이냐는 질문에, 잠시 먼 하늘을 바라본 하 대표는 ‘가정’을 강조했다.

“안전 보호구 사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 슬로건이 ‘가족의 방패’였어요. 한 노동자가 직장에 출근해서 무사히 돌아오는 것. 가정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겠죠. 워크웨어 역시 가족의 방패가 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역량을 확대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려고 합니다.”

고양 ㅣ정태기 스포츠동아 기자 localkb@donga.com


정태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