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독시’ 안효섭 “김독자=無맛 캐릭터…거울 안보고 연기했다”[인터뷰]

사진제공｜더프레젠트컴퍼니

데뷔 10년 만에 첫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을 23일 극장에 거는 안효섭의 얼굴에는 부담보단 ‘확신’이 가득했다. 누적 조회수가 2억 뷰에 달하는 거대 웹소설 IP와 300억 원의 막대한 제작비로 완성된 영화를 스크린 데뷔작으로 택한 그에게 ‘부담감’에 대한 질문이 늘 따라붙고 있지만, 안효섭은 “내 모든 걸 쏟아부은 만큼 부끄럽지 않은 영화가 나왔다”고 자신했다.

영화에서 안효섭은 웹소설 속 멸망한 세상을 현실에서 마주하게 된 평범한 회사원 김독자 역을 맡았다. 지난 촬영을 돌이키며 “오직 나만의 김독자를 만들려고 했다. 온 마음을 다해 김독자를 사랑했다”고 힘줘 말했다.

O“특별함 버리고 평범함에 집중”

김독자를 연기하며 그가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보편성’이다. 잘생긴 외모와 188cm의 큰 키, 배우라는 직업까지, 어딜 가든 늘 눈에 띄던 그에게 ‘지극히도 평범한 남자’ 김독자를 표현하는 게 숙제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아무 맛도, 색도 느껴지지 않는 ‘무(無)맛 인간’처럼 보이길 바랐어요. 최대한 외모에 신경을 쓰지 않았죠. 촬영 내내 거울도 거의 안 보고, 분장팀이 제 본래 피부톤보다 어둡게 분장해주기도 했어요.”

그는 캐나다에서 보냈던 유년 시절을 돌이키며, 10년 동안 아무도 읽지 않는 웹소설에 몰입하며 외로운 학창 시절을 견뎌낸 캐릭터 김독자의 마음만큼은 십분 이해할 수 있었다고 했다.

“(김)독자만큼은 아니지만, 캐나다에 살던 시절 하교 후엔 혼자 집에서 영화나 유튜브를 보며 지낸 시간이 꽤 많았어요. 그래서 웹소설을 유일한 탈출구처럼 느낀 독자의 마음을 너무 잘 알겠더라고요.”

‘전지적 독자 시점’ 스틸,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O“이민호는 나의 연예인”

늘 동경해 왔던 이민호와 주연으로 나란히 이름을 올리게 된 것도 꿈만 같은 일이라고 했다. “나란히 얼굴이 나온 포스터를 보는 게 신기했다”며 웃기도 했다. ‘전지적 독자 시점’에서 이민호는 김독자가 동경해온 웹소설 속 주인공 유중혁 역을 맡았다.

“제가 어렸을 때부터 (이민호)형은 늘 톱스타였고, 언제나 동경하던 연예인이었죠. 김독자에게도 유중혁은 그런 존재였기 때문에 캐릭터에 더 잘 몰입할 수 있었어요.”

그는 앞서 공개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로 얻은 관심이 ‘전지적 독자 시점’으로도 이어지길 바란다고도 전했다. 목소리 연기로 참여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글로벌 광풍에 대해 안효섭은 “그렇게 잘 될 줄 몰랐다”며 “사실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했던 프로젝트”라는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야기도 재미있었지만, 영어 연기를 하고 싶은 욕구 때문에 참여했어요. (영어가 더 편하다보니)조금 더 편안하게 제작진과 소통할 수도 있을 거로 생각했어요. 케이콘텐츠가 글로벌한 관심을 받는 시점에서 제가 영어를 한다는 건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앞으로도 케이콘텐츠를 세계에 더 알릴 수 있는 프로젝트에 계속 참여하고 싶어요.”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