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NEW

사진제공|NEW



배우 이정은이 영화 좀비딸을 통해 다시 한번 새로운 얼굴로 관객을 만난다. 극 중 이정은은 할머니이자 엄마인 ‘김밤순’ 역을 맡아, 이 세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좀비가 된 딸과 살아가는 가족의 중심에서 깊은 감정선을 풀어낸다.

이정은은 이번 작품을 통해 “힘을 빼는 연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라 자칫 과장되고 만화적인 캐릭터로 비칠 수 있었다”며 “오히려 저는 그런 점 때문에 힘을 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분장이나 의상 등 외형적인 요소는 충분히 만화적인 느낌이 있다 보니, 연기까지 과장되면 오히려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며 캐릭터를 현실에 붙들어 두려 했던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연기를 “땅에 붙이는 작업”이라고 표현했다. 웹툰에서 튀어나온 듯한 캐릭터일수록, 오히려 현실에 닿아 있어야 관객이 믿고 따라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저도 좀 걱정했죠. 너무 만화적인 캐릭터니까 잘못하면 유치해 보이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다행히 이야기를 보신 분들이 ‘정석 씨 엄마로 손색이 없다’고 해주셔서 정말 큰 힘이 됐어요.”

사진제공|NEW

사진제공|NEW


장면 속에서도 정환 역의 조정석과 함께 보여주는 현실적인 티키타카와, 손녀를 지키기 위한 진심 어린 감정 연기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그는 “정석 씨를 비롯해 함께 연기한 배우들과 호흡이 너무 잘 맞았다. 서로 과하지 않게 잘 조율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돈독한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배우로서 나이가 들어가는 지금의 시기에 대해 “잘 해내야 할 때”라고 표현했다. “사실 그런 생각을 안 할 수는 없죠. 배우의 운명이라는 게 있으니까요. 그걸 억지로 미루기보다는 유쾌하게 받아들이고 싶다. 제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멋지게 해내야 후배들도 그렇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뜻밖의 취미도 있다. 바로 케이팝 커버댄스다. 이정은은 “음악 듣는 걸 좋아하고 춤도 좋아한다. 케이팝 커버를 배우고 있는데, 선생님이 ‘안무 외우는 속도가 빠르다’고 하시더라”며 웃었다. “뽕삘은 못 빼요. 케이팝을 좋아해도 그건 어쩔 수 없나 봐요(웃음).”

배우들 사이에서 케이팝 커버댄스를 공약으로 내걸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정은은 “‘케이팝 데몬헌터스’에 나오는 곡을 같이 추자는 얘기가 있었고, 저희끼리 ‘미리 좀 연습하자’고도 이야기했어요.”라며 흥미로운 비하인드를 전하기도 했다.

끝으로 그는 “큰 원대한 꿈이 있는 건 아닌데, 인생에서 멈추기도 하고, 다시 가보기도 하고 싶다”며 “모든 선택에 너무 큰 책임을 지고 싶지는 않다. 가볍게, 계속 가볍게, 즐겁게 가고 싶다”고 말했다.


양주연 기자 juyeon@donga.com